- 황석영, '한국 명단편 101-02' 중에서
절창絕唱
(명사)
1. 뛰어나게 잘 지은 시.
2. 뛰어나게 잘 부름. 또는 그런 노래.
3. 아주 뛰어난 명창.
절창切創
(명사)
베인 상처(칼의 날 또는 날처럼 예리한 부분이 있는 물체에 베어 피부의 연속성이 끊어진 상처를 말함).
- 국립국어원 참조
처음 저 문장을 읽었을 때
절창이 뭔가 했어요.
읽다 보니
아, '절정'같은 건가 싶더라고요.
일생에 정점을 찍듯
그렇게 가장 높은 곳에 이르는 거요.
하지만 아무래도 궁금하더라고요.
진짜 뜻이 뭘까.
그래서 사전을 찾았는데
이런 말이 나왔어요.
끊을 절絶
부를 창唱
뛰어나게 잘 지은 시나 노래,
혹은 그렇게 부르거나 또는 부르는 그 사람.
그러니까 우리는
제 아무리 소문난 음치라도
사는 동안 끝내주는 노래 한 번쯤은
부를 수 있겠구나 했지요.
그 이후로 저 책도 저 단어도
구석에 덮어둔 채 잊고 지내다
오늘 다시
저 문장이 떠올랐어요.
생각난 김에
한 번 더 사전을 봤거든요.
그런데 전에는 미처 못 본
다른 뜻이 있더라고요.
끊을 절切
다칠 창創
상처,
베인 상처.
그리고 다시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래, 우리는 누구나
베이고 상처 입는 거구나.
타인의 시선이나 무신경한 한 마디,
믿었던 것들의 배신 같은 것들로 말이죠.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끝내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베여서 상처 입기도 해요.
그 모든 것은 그저
삶의 일부일 뿐,
노래도 결국에는 끝이 나고
상처도 언젠가는 아물 테니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나쁜 것은 나쁜대로
담담히 유유히
그렇게 살아가려고요.
그것들이 왔다 또 떠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잘 지켜보면서요.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있는 이 곳이
절창絶唱인지 절창切創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느 쪽이든 부디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기를,
아무쪼록 담뿍
담뿍 행복하기를.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