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내 것을 감사히 타인의 것을 소중히

- 김애란, '바깥은 여름' 중에서

by hearida

"밖에 있으면 안에서 쌓은 게, 안에 있으면 밖에서 만든 게 부러운 모양이더라."


- 김애란, '바깥은 여름' 중에서



오래도록 집을 떠나 있으면

참 별 거 아닌 것에도 눈물이 나곤 했어요.


설거지를 하다가 툭,

방바닥을 닦다가 툭,


TV에서 동물 가족이 나와도

눈물샘이 펑펑 터지곤 했네요.


그 날은

크리스마스이브였어요.


오래된 과자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는데


날이 날이니만큼

종일 케이크를 팔았어요.


부모님 손을 잡고 온 아이,

행복해 보이는 연인,


일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아버지의 손에


케이크를 하나씩 들려 보내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니


불 꺼진 방에

삭막한 어둠만이 있던 날.


가까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외롭다'

어렵게 꺼낸 한 마디에 친구는


그곳에 있는 네가 할 말은 아니라며

내가 더 힘들다는 친구의 말에


온밤을 참 서럽게도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섣불리 말하지 말아야겠다,

다짐한 게 그즈음이었나 봐요.


언제든 나의 괴로움은

다른 누구의 것보다 크게 느껴질 테니


타인의 것을 나의 것에 견주어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여기에 있으면 저기가

저것을 가지면 이것이


탐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 또한

잘 해내는 게 우리라 믿어요.


내 지닌 것을 감사히

타인의 것을 소중히


그런 마음으로

오늘 하루


또 잘 살아볼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Cesky Klumlov, Czech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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