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장 도둑

그게 바로 사랑이겠죠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중에서

by hearida

"나는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뭔가가 팔을 뻗어 허공에 걸린 나를 붙잡아 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는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인 것이다."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중에서



지금은 태양이

포근히 거실을 비추지만

제가 있는 곳에선 아침에

잠시 작은 눈발이 흩날렸어요.


아, 아직 봄은 멀었나 싶어

조금 슬펐는데

다행히도 곧 날이 개어

제 마음도 맑음입니다.


가끔은

모든 게 제게서

꼭 등을 돌린 것만 같은

그런 때가 있어요.


가파른 절벽 끝에 매달려

믿을 이 하나도 없이

치이고 밀리고 내쳐져서

결국 떨어져 버릴 것 같은, 그런.


저는 삼십 대 초반에 그랬어요.

매일 온몸에 힘을 주고

어떻게든 추락하지 않으려 버티는

그런 힘겨운 날이 이어졌습니다.


그 시절 저에게 필요했던 건

한 번에 저를 평지까지 끌어올릴

백마 탄 왕자나 위대한 무언가는

결코 아니었어요.


그저 곁에 나란히 서서

괜찮다, 할 수 있다, 힘을 내라,

격려하며 함께 버텨주는

그런 존재를 간절히 원했지요.


그게 아마 사랑이겠죠.

추락을 멈출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벼랑 끝에서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


아직 시린 우리의 마음에

사랑이 가득 닿기를.

그리하여 부디,

지금 이 순간 누구도 외롭지 않기를.


행복하세요, 담뿍. :)



Chiang Mai, Thailand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

keyword
hearida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프로필
팔로워 4,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