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중에서
어린 시절, 여러분의 꿈은 무엇이었나요?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도대체, 꿈이란 뭘까요?
저는요,
사실 꿈이 없어요.
아무런 꿈도 없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어려서는 그냥
남들이 말하는 꿈을 저도 비슷하게 꾸었어요.
짝꿍이 신은 에나멜 구두가 예뻐서 똑같은 걸 사는 것처럼.
커서는 늘 궁금했어요.
무언가가 간절히 되고 싶다는 건 어떤 건지.
우리는 꼭 큰 꿈을 꾸고 거대한 무언가가 돼야 하는지.
물론 사람들 앞에서는
대외용으로 곱게 포장해서 얘기했죠.
없다고 말하면 생각 없이 사는 것처럼 보일까 겁났거든요.
그래서 한때는 라디오 PD였다가
또 언젠가는 무대연출가도 됐다가
그러다 바리스타로 바뀌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게는 사실
꿈보다 더 간절한 삶의 형태가 있었어요.
무엇이 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다는.
소중한 사람들의 하루하루에 귀 기울이고
작고 사소한 세상의 흔적들에 눈을 맞추며
나의 시간을 천천히 느릿하게 걸어가는,
늘 그런 삶을 살고 싶었어요.
소박하고 소소하지만
작디작은 행복들을 쉬이 찾을 수 있도록.
오늘 아침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졌구나, 하는.
잠에서 깨면 사랑하는 이가 있고
조용히 나의 하루를 반기는 익숙한 집이 있고
부족하지만 오늘도 나의 글을 쓸 수 있으니
그거면 됐다 싶었어요.
큰 꿈을 꾸지 않아도
거대한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꿈을 꾼다는 건 멋진 일에요.
꿈을 위해 노력하는 건 값진 일이고요.
꿈을 이루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죠.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도
설령 사라지거나 잃어버렸다 해도
그건 꼭 나쁜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꿈 없이도 우리는 모두
성실히 매일을 보내고 있으니까.
주어진 삶만은 놓지 않고 있는 힘껏 지켜내고 있으니까.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내는
우리 모두,
그러니 오늘은 부디 담뿍 행복하기를.
헤아리.다 / 3개의 언어 / 4개의 전공 / 8번의 전직 / 20개국 100여 개 도시 여행 빈곤 생활자 / 위대한 먹보 / 유쾌한 장난꾸러기 / 행복한 또라이 / 꽤 많은 도전과 무수한 실패 / 손에 꼽을 수 있는 내 사람들 / 단 하나의 사랑 / 끝없이 이어지는 삶 / 마음과 글과 사진과 세상을 헤아리고픈 소박한 욕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