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조잘거리는 이유

너의 인생에 나를 담고 싶었다.

by 해다니

그를 만나면 나는 쉴 새 없이 나의 이야기를 떠들었다.


뜨거운 태양이 정수리 위에서 강렬한 빛을 뿜어내자

문득 얼마 전 명동에서 친구와 봤던 선글라스가 생각났다.


사지 못했던 아쉬움을 떠올리며,

나는 또다시 그에게 재잘거리듯 이야기를 건넸다.


그는 그런 나를 신기하듯이 바라본다.


"아, 뭐야~ 왜 그렇게 봐!"


내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묻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떻게 그렇게 쉬지 않고 조잘거려? 근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서로를 모르던 시절

각자의 삶을 살던 두 사람.


그의 세상에는 내가 없었고,

나의 세상에도 그가 없었다.


붕어빵을 얼굴부터 먹는지, 꼬리부터 먹는지

치약은 중간부터 짜는지, 끝부터 짜는지

외출 후 손부터 씻는지, 발부터 씻는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지, 짠 음식을 좋아하는지

소소한 취향을 설명하려면 살아온 인생까지 들려줘야 할 때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없던 시간의 공백을 메우듯.

더 열심히 나를 들려주었다.


수많은 주제들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결론에는 늘 하나였다.


"나는 너와 함께여서 좋아."


그는 나의 손을 잡으며 걸었다.


"그래서, 그 선글라스는 결국 못 샀어?"


나의 작은 이야기 하나도 소중히 들여다보는 그.

그 덕분에,

너를 사랑한다 말하는 식상함 대신

나는 조잘거리고 싶다.


그와 함께하며 작은 습관이 생겼다.

잠이 들기 전,

오늘도 하루를 돌아보며 서로의 일기장을 공유한다.


내 세상에 너를

너의 세상에 나를 더 소중히 기록하고 싶어서.


너에게 조잘거리는 이유

너의 인생에 나를 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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