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넌 어떤 존재야?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것.

by 해다니

관계가 깊어지기 전

여느 날 과 다름없이 통화를 하며 밤 길을 걷고 있었다.


열대야가 지속되던 날.

해가 저물어도 따스한 공기가 내 살결에 닿았다.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묻고 싶었다.


"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야?"


그는 잠시 망설임도 없이 이야기했다.


"소중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간결하게 대답한 '소중한 사람.'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은 사람에 해당 되지 않았다.

소중하다는 것은 대부분 물건에 붙어있는 말같았다.


소중한 것.

우리집에 금송아지가 있지도 않았고,

천만원 넘어가는 비싼 핸드백이 있지도 않았다.

물건 하나를 갖고 싶어서 밤새 일하며 돈을 벌어 본 적도 없는 내게

소중한것은 그런 의미에 가까웠다.


아, 너무 아끼고 아껴서 나와 평생을 함께 하자고 말하는 그런 물건도

나에게 없었기에 더욱 그의 말을 해석할 수 없었다.


그의 말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건,

내게 소중한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흘러, 아직도 내가 소중한 사람인지 물었다.

그는 대답대신 나에게 소중한게 어떤건지 물었다.


소중한게 없는 것 같다고,

인생 헛산거 같다고 말하는 나에게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 너가 가장 소중해야지."


그가 내게 건넨 소중한 사람의 의미는 생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나 자신.

그는 나에게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말 대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최선의 가치를 더해 소중하다고 말한 것이였다.


나를, 자기 자신처럼 여겼다.


별빛이 쏟아질 듯한 여름밤이었다.

별들을 바라보며, 나는 눈물을 흘렸다.


내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던 것이 미안해서.

소중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아서.

그런 나에게 의미를 알려줘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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