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지 않고 유영하는 삶

힘빼고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by 해다니

아침에 눈뜨는 것조차 기적처럼 느껴지던 시절,

나는 그저 해파리가 되고 싶었다.


해파리는 눈도, 코도, 귀도 없다.

뇌도 심장도 없는 아주 원시적인 생물이다.


헤엄칠 힘조차 없어

그저 물살에 몸을 맡기며 유영한다.


걱정없이 흐느적거리는 삶.

책임도, 판단도 내려놓은 듯한 태도.

그게 그때의 나에겐 부러움이었다.


가끔은 이 복잡한 세상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다른 생각을 쌓아가며 살아간다.


모두가 다 다른데

어떻게 같은 방향을 강요할 수 있을까.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데도,

우리는 늘 어떤 정답을 찾으려 애쓴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건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아가는 걸까?


그냥 태어났으니까, 살아가는 것뿐인데.

꼭 거창한 목표가 있어야만 당당 할 수 있는걸까?


그저, 해파리처럼

조금은 흘러가는대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그렇게 살아도."


이 한마디가

지금 누군가에겐 큰 숨이 될지도 모르겠다.


헤엄쳐 도망갈 힘이 없다면,

파도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자.

우리, 그렇게 살아가자.


꼭 어디를 향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것이다.


엉뚱하게 흘러간 그 곳에

나의 길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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