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치스러운 생활

습관처럼 날려버린 나의 하루들.

by 해다니

습관이란?

: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 방식이다.


나에게 가장 안 좋은 습관은,

일정이 없는 날이면 하루 종일 잠을 자버리는 것이다.


휴식을 위해 잠으로 충전하는 게 왜 나쁜 습관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것을 인지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에

나에게는 가장 큰 독이었다.


어쩌다 이런 습관이 생겼나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이 습관이 생긴 배경엔 '오래된 연인'의 존재가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나의 연인은 나에게 언제나 관대한 사람이었다.


늦잠을 자서 만남에 3시간이 늦어져도 괜찮아.

사준 물건을 잃어버려도 괜찮아.

나만 먹고싶어하는 음식을 같이 먹어서 괜찮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1인분 역할을 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저 모든 것이 괜찮다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것이 정말 괜찮은 일인 줄 알았다.


사람이 너무 편안한 곳에 머물고 있으면, 발전할 수 없었다.

그 편안함이 익숙해지고, 그것이 습관이 되면 그 후에 찾아오는 고난과 역경은

작은 일에도 쉽게 무너져 내렸다.


나는 일정이 없다고 하루를 날려 버리는 저 하루가 정말 괜찮은 줄 알았다.

늘 나에게 괜찮다, 잘했다 말해주는 사람이 있었다.


어긋난 사랑이 진실된 사랑이라 믿었다.


뒤늦게 나는 그런 생활이 안 좋은 습관임을 알았다.

알아차리기까지 10년 넘게 걸렸다.


시간이 흘러 20대는 사라져 있었고,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보다 큰 사치가 어디 있겠는가.


고치려 몇 번 노력을 해봤지만

시간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나는 나와 지내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남들은 어떤 것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나는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홀로 카페에 가본 것이 손에 꼽았고,

혼자 영화관에 가본 적이 없었다.

보고 싶은 미술전시에 홀로 가야 할 경우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포기했다.


누군가가 그토록 원했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들이 보기에 나는 얼마나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겠는가.


비슷한 시기에 건강한 연애를 끝마친 친구는


"그는 건강만 남기고 떠났네." 웃으며 말했다.


친구는 건강을 얻었지만. 내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 사실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지금이라도 나는 안 좋은 습관 하나를 떨쳐내고,

나를 알아가려고 한다.


가장 먼저 편안함에 익숙해져 버린

나의 나쁜 습관을 버리고, 조금은 불편하게 살아보려고 한다.


긴 잠에서 깨어나, 이제는 진짜로 나로 살아가고 싶다.

조금은 불편하고, 어색하고, 낯설더라도.

나를 알아가기 위한 이 첫걸음을, 이제는 정말 시작해보려 한다.


당신에게도 고치고 싶은 습관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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