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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Jan 03. 2019

말 잘 하려면 이렇게 하라
(어법; 틀 편)

같은 말의 반복은 강조가 아니라 그냥 말이 아니다

자신의 머릿속에는 이미 있고 경험했으며 아직도 그 기분에 취해있는 사람이 의사전달에 어려움이 있다면 그의 상태는 감정과잉이며 감정이 과잉되면 어법이 흐트러지고 상대는 어리둥절하며 자신만의 기분에 사로잡혀 혼자 주절거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자기 혼자 흥분해서 말하면 안 된다. 이유는 듣는 사람들은 아직 흥분할 조건도 없고 그 이야기에 들어가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때의 상황이나 느낌을 이야기하려 할 때 혼자서 계속 피식 거리며 웃는다거나 웃다 보니 말을 드문드문해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상대는 웃기기는커녕 이해불가의 상황을 초래한다. 아마 횡설수설이란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이러한 유형의 사람은 감성이 풍부하며 순수하다. 그러나 말하기 어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순수함은 지루함과 어리둥절로 바뀐다.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다 보니 그때의 감정상태로 다시 몰입하여 흥분하며 소리가 높아지고 격해진다. 단어를 뱉고 단어와 단어를 연결 짓는 접속사 등이 없고 또는 단어 이후 연결 없이 다른 단어를 열거하거나 중간을 빼고 말하거나 전후 설명 없이 들이대는 바람에 가만히 앉아서 듣는 사람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멍하니 있을 뿐이다. 더구나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모두가 공통된 소재가 아니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 상황에서는 어법은 둘째로 하고 일단 전후 관계를 설명한 후 이해를 돕고 들어가야 맞다. 이때는 이성이 먼저이고 이야기의 틀을 짜 놓는 것이 우선이며 이해를 돕는 설명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른 말은 알겠는데 '틀'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스피치에서 '틀' 이란 '한 단어나 한 가지 사건으로 시작해서 이유나 상황을 설명하고 끝으로 마침표를 찍은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 하나의 이야기를 시작했으면 그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으로 넘어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이 알법한 어떤 사람이 아기를 낳았다고 하자. 자신은 당사자와 친하지만 우리는 아니라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설명도 틀이다.

하나의 틀이 끝나면 다음 틀로 넘어가는 것이다.

정리를 시켜 주면서 다음 단계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의 틀에 하나의 사건.

이렇게 되면 차분해지고 일목요연하며 듣는 이들에게도 감정이입의 속도가 명확하고 빠르다. 한마디로 말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말해야 하며 이해되지 못한 것은 재채기지 스피치가 아니다.


말을 하는데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또는 하려고 하는지 상대가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같은 말을 연결 없이 반복하는 사람의 어법 무시 유형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사람은 의사 전달이 잘 안되었다고 생각하거나 상대에 믿음이 없거나하여 이유나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투덜 걸리듯 해서 잔소리처럼 들리게 하는 경우이거나 처음 말을 끝맺지 못하고 자기 기분에 도취되어 한 단어 두 단어를 반복적으로 끊어뜨리듯 말을 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은 하고자 하는 말과 생각은 많지만 정리해서 말하는 법이 서툴거나 공감능력이 낮거나 

말을 끝맺고 시작하는 법을 잘 활용하지 못해서 오는 참사이다. 다시 말하지만 '일단 틀을 만들고 다음에 살을 붙여라' 처음에 한 문장으로 써놓고 붙여 쓰고 이어 쓰고 다듬고 요약하면 알토란 같은 글과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스피치의 기본이며 이것이 늘어나면 연설이 되고 설교가 되며 강의가 되는 것이다. 글 쓰는 법과 스피치 기법은 같다.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 작가는 수없이 고치고 빼고 끼워 넣기를 하고 줄이고 늘리기를 반복한다. 첫 줄부터 일필휘지로 써 내려간 책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는 논리와 근거가 바탕이 되어 논지에 대한 설명을 넘어 설득하는 과정으로 들어가기까지 여러 가지 예와 단계를 필요로 하며 쓰거나 말하면서 생각은 확장되고 연결되어 처음보다 더 목적과 논리가 분명해져서 일목요연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어떠한가 보자. 

첫째. 책을 쓰거나 스피치를 구상할 때 처음부터 이런 책을 쓸 거야, 이런 말을 할 거야 라고 생각한 게 있다면 그 주제를 위주로 정보와 이야깃거리를 수집한다.

둘째. 하고 싶은 말과 글이 머릿속에 있어도 단락단락 단어를 뱉듯이 나오면 듣는 이들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모른다. 일단 첫 말을 끝맺고 다음을 시작하라. 스피치와 같다는 것이 이러한 이유이다.

일 하나를 끝내고 다른 일을 벌여야지 정리도 되고 능률이 오른다. 여기저기 일만 벌여 놓으면 제대로 되는 것도 없이 어수선하기만 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바늘허리 메어 못쓴다'는 말처럼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다. 그 순서가 처음에는 어렵더라도 일단 정리해 놓으면 이후는 수월하다. 대화나 연설이나 발표던지 상대와 공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해되지 않았다면 더듬거리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하라. 차라리 그것이 더 인간적이고 잘하는 스피치다. 되지도 않고 연결도 안 되는 말을 혼자 피식 거리며 늘어놓기만 하는 스피치는 하품이다. 

스피치든 사람 관계든 이해 안 되고 공감 안되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예전에 찍었던 사진인데 오늘 글과 어울리는 부분이 있어서 나름 의미 있어 올린다.

청중은 얼어버렸고 말하는 이는 혼자 뚝 떨어져 돌처럼 굳어서 공감 안되고 해는 기울어 시간만 가는구나, 제대로 스피치가 안되면 서로 미안해진다. 그 지루하고 황량함이란.

말로 하는 모든 것

양재규 스피치  양재규 원장

스피치 코칭/관계회복 코치/심리상담/에니어그램

사람을 살리리는 힐링 스피치 특강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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