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문은 곧 설명문이다.
누구에겐가 당신이 정성 들여 열심히 분명하게 말을 했는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거 아까 말씀하셨는데요"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마도 자존감이 낮은 백에 아홉은 "내가 말을 잘 못하나" "도대체 정리를 못하겠어"부터 시작해서 자책 모드로 들어간다. 말을 못 한다거나 논리적이지 못한다거나 하는 분들이 스피치 코칭을 의뢰하면서 꼭 말하는 것이 있다.
"제가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그런지 단어나 어휘가 달려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알긴 알겠고 생각은 떠오르는데 도대체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몰라서 횡설수설하다가 끝나는 거 같아요"
우선 안심해도 될 것은 단어를 몰라서 말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 용어가 아닌 이상 웬만한 성인은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데 필요한 어휘력은 충분하고 넘친다. 이런 타입의 분들은 대개 '착하다'. 그래서 말할 때 정리하는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 상대의 감정선과 눈짓 몸짓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 이런 타입의 분들에게는 정이 없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더 자세히 설명해야 될 것 같고 상대가 이해를 못한 것 같으면 불편하다. 그래서 또 말하게 된다. 그러면 논리와는 멀어진다. 착하다는 표현이 모호하고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착하다'라고 말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상대를 너무 배려하여 비슷한 말을 여러 번 한다. 일단 자기 자신부터 정리가 안되기 때문에 못 알아들을까 봐 계속 말한다. 상대가 듣기에는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핵심 주위의 말들만 늘어놓는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 문장에 두 가지 이상의 상황이나 핵심 단어를 넣는다. 이런 식의 스피치는 말하는 자신은 물론 상대까지도 어느 부분에 방점을 찍어야 되는지 헛갈리게 된다. 이러한 이유는 더 자세하게 내 느낌이나 상황을 잘 전달하려는 의도는 있으나
듣는 사람이 이해하려고 하면 또 다른 단어나 상황이 들어오기 때문에 해석에 난항을 겪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밤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유를 물었을 때 이렇게 말했다고 하자.
'밤낚시가 좋은 이유는 낮에 낚시하는 것보다 대어를 낚는 게 좋기 때문이다' 성인이 말했다고 하기엔 어법이 어설프다. 일단 내용만 보자.
괜찮은가? 어느 곳을 빼거나 넣을 말은 없는가?
이 문장에서 핵심 단어 즉 전달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인가? 그렇다. '대어를 낚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말하면 깔끔하다. "내가 밤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대어를 낚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낮에 낚시하는 것보다 밤낚시가 좋다는 말을 굳이 하고 싶어도 꾹 참고 한 문장에 하나의 이유만을 넣고 말해본다. 그러면 간단해지고 분명해진다.
그다음에 "내가 밤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고요함이 좋아서..." 하던가 다른 이유를 넣어본다.
그런 다음 "내가 밤낚시를 좋아하는 이유는 밤의 고요함과 특히 대어를 낚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처럼 특히나 그리고 등의 잇는 말을 넣어서 두 가지 이유를 이어서 말하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말하기의 핵심은 명료함이다. 느낌이 오는가? 명료함은 여러 말을 하는 것보다 한 단어 한 문장으로 끝날 때 빛을 발한다.
명언이 명언인 이유는 하고자 하는 말을 함축적인 대표 단어와 어휘를 이용하여 짧지만 분명하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설명문을 읽은듯 이해 되는것. 이것이 논리다.
말하기 전에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단어는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하나 더.
'내가 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렴하고 멀리까지 편하게 가고 내가 원하는 곳까지 또 차창밖의 풍경을 보면 여유로와서....' 버스가 좋은 이유를 말해주세요 라고 말했더니 실제 돌아온 답변이다. 하고 싶은 말도 이유도 많지만 본인도 어디에서 끝낼지를 모를 정도로 단어를 퍼트려 놓았다. 말들이 흩어져서 길을 잃어 어디가 핵심인지를 본인도 모르는 것이다. 위에서 처럼 순서대로 한 단어씩 정리해보자면 이렇다.
버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열거하자면 첫째 저렴하다. 둘째 멀리까지 간다. 셋째 편하다. 넷째 원하는 곳까지 간다. 다섯째 차창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섯째 여유롭다.
무려 여섯 가지 이유를 늘어놓았다. 여기서 팁 하나. 여섯 가지나 이유가 들어가서 핵심이 없거나 논리적이지 않거나 명료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논리적인 말하기의 기준은 상대가 얼마나 이해했느냐인데 말하는 법이 명료함을 상실해서 이해불가인 상황인 것이다. 정리가 안되면 상황이나 사건 단어 별로 끊어주고 주어만 적절하게 활용해도 말이 매끄러워지며 정돈된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하면 이렇다.
"내가 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곳까지 먼 곳이든 어디든지 편하게 가는 것과 여유롭게 차창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이다"
말하고자 하는 것을 모두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지 않은가. 이어주는 말 하나가 문장을 살린다.
또 하나. 논리적으로 명료하게 말하고 싶다면 마침표를 찍어라. 언제나 부연설명하려는 욕구가 말의 참사를 부른다. 일단 말하고 질문을 기다려라.
아니면 접속사 등을 이용해서 두세 가지 이유의 말을 마치고 마침표를 찍어라.
이것이 논리적으로 말하기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배고파서 밥 먹고 다시 :)
말로 하는 모든 것
양재규 스피치 양재규 원장
스피치 개인 코칭/관계회복 코치/ 상담코칭/에니어그램 강의
어마어마하게 재밌고 감동적인 기업체 특강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