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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Feb 07. 2019

말 잘하려면 이렇게 하라/ 간결 편

간결함은 생각을 명료하게 만든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어요"

"간단하게나 쉽게 설명해 달라고 하면 힘들어요"

"줄거리 정리나 상황 설명하기에 취약합니다"


자기 자신은 알겠는데 막상 설명하자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를 보았거나 책을 읽었거나 수학 문제를 풀었거나 무언가를 자신이 경험하고 터득했다고 생각되는 것을 간결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스피치 능력이나 공감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제대로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더라도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수 있어야 진짜 아는 것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의 핵심을 최대한 간결하게 말할 수 있어야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온전하게 전달된다.


오래전 엄기영 앵커가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때였다. 서울대 공대 박사과정인 사람으로 기억되는데 무언가 대단한 것을 발견해서 서울대에 있는 연구원과 방송국에 있는 앵커 간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앵커가 어떻게 해서 발견하게 되었으며 이것의 의미 정도를 물었던 것 같았고 연구원은 한 참을 망설이더니 띄엄띄엄 말을 이어갔지만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든 전문 용어를 나열하는데 그쳤다.

이에 당황한 앵커가 말했다 "아... 전문 용어라 저도 알아듣기 힘든데요.. 시청자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조금 쉬운 말로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그러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 문을 열었는데 방금 전과

똑같은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그 장면을 함께 보고 있던 부모님께 "저 사람 자기가 하는 말 자기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것 같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자기가 말을 하는데 자신이 생각해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 상대방이 당신에게 말을 하는데 뜬구름 잡는 것처럼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면, 이는 둘 다 충분히 이해되고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말꼬리가 사라지는 증상이 아닌 말 하는 것 자체에는 별 이상이 없으나 정리 요약해서 간결하게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힘든 사람에게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말을 잘하는 방법 중 작은 변화로 큰

성과가 기대되는 방법이다.

 

첫째. 줄거리 정리

5분 안에 읽을 수 있고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래동화 같은 그림책이 좋다. 그림책이 좋은 이유는 설명할 때 그림을 떠올리게 되어 그림 그리듯이 말하게 되고 상대방의 머릿속에 그 상황이 그림으로 새겨지게 되며 이해가 쉽고 시간과 사건별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보니 사건이 연결되어 가면서 긴장감을 유지하며 풀어가는 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키워지게 된다. 처음에는 글씨를 가리고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하고 두 번째는 보지 않고 말해보고 혹시 생각이 잘 나지 않거나 이야기가 힘들다면 실망하지 말고 두세 번 반복해서 읽되 내용만을 눈으로 읽지 말고 사건과 상황을 이해하며 읽어내려가야 한다.

둘째. 핵심 단어 체크

책의 한 두 페이지나 연설문, 신문 사설 또는 기도문 등도 좋다. 혹은 자신이 글을 써서 A4 한 장 정도의 글을 써도 좋다. 어느 것이든지 간에 그 글 안에서 중요한 단어들을 체크한 뒤 그 단어를 강조하며 글을 읽어 내려가라. 그러면 어느새 중요 단어 외의 글들은 중요 단어를 도드라지게 하고 그곳을 향하여 가는 길목이 되며 이 방법은 말주변과는 관계없이 최소한 상대에게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은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설명과 묘사하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곳의 분위기나 형태를 설명하고 묘사하라. 예를 들어 자신이 집에서 소파에 앉아서 읽고 있다면 "소파에서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고 있으며 커튼을 반쯤 쳐 놓아서 거실은 조금 어두컴컴하고 시계 소리만 툭툭 거리며 들리는 조용한 아침이다"  대충 이렇게 말이다. 설명과 묘사는 다시 말해 "나는 소파에 앉아서 글을 읽고 있고 앞에는 텔레비전이 있고 고양이가 자고 있고"처럼 눈에 보이는 물질의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느낌이나 분위기를 말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느낌과 분위기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감성이 풍부해서 이기도 하지만 그 상황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충분히 이해할 때라야만 가능하다.


이렇듯 자신이 이해하면 말하기가 쉽고 이해하지 못하면 어렵다. 다시 말해 '말하기'는 '이해'에서 출발하며 자신의 말에 두서가 없다면 스피치 능력을 말하기 이전에 '이해력' 체크를 해야 할 것이다. 이해하면 말할 수 있다.

그것도 아주 간결하게 정리해서 까지도 가능하다.

말로 하는 모든 것

말과 사람에 관한 연구소

양재규 스피치 양재규 원장

스피치 코치/ 관계 회복 코치/ 에니어그램 강사

'사람을 살리는 진짜 스피치' 강연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유머 능력자 따라잡기/ 바른 아이  vs 밝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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