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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통 스피치 Aug 27. 2019

내가 스피치다/스피치는 심리다

이상하네... 내가 왜 떨리고 말을 못 하지

사업을 하는 A 씨는 40의 나이에 편의점 두 개와 작지만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4년 전에 결혼과 동시에 집도 샀고 몸과 눈에서 풍기는 그에 관한 느낌은 언뜻 보기에도 당차고 진취적이며 능력 있어 보이는 사업가의 풍채다. 이러한 모습에서 그가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할 때 떨며 말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는 한두 명이나 다섯 명 정도까지 앉아서 말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잘하고 이야기를 주도하기도 하는데 앞에서 발표하려고만 하면 이상하게 떨리고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급기야 신경정신과에까지 다녀온 후 만족감이 없어 고민하던 중에 원인을 분석해서 스피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필자를 찾아왔다.


상담 내내 그의 얼굴은 상기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투로 따지듯 말했다. "원장님,  이해가 안돼요... 정말 다른 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발표할 때면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가 없어요" 그는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지 못했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고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그 뿌리를 막고 있는 걸 찾아 걷어내면 건강한 열매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그는 의아해했다. 말하는 거 가르쳐 달라는데 웬 뿌리.. 웬 막힌 것...이라는 눈치였다.


스피치는 스킬이 아니라 심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는 것은 기술이라 생각하고 서론 본론 결론을 맞춰가며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느니, 자신이 재미가 없다며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느니, 발표할 때 떨리지 않게 도와달라느니 하며 필자를 찾아온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스피치는 심리다.

생각해보라 흔히들 정치인이나 목사님들이 말을 잘한다고 하는데 이유가 무엇일까? '확신'이다.

확신이 있기 때문에 떨지도 않고 명확하게 강조하며 강하게 말하는 것이다.

말을 잘하고 못 하고는 확신의 문제이면서 그 이면에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 요인들이 관건이다.

쉽게 이해되지 않겠지만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면 말은 저절로 나오고 떨리는 것과 머리가 멍해지는 것도 해결되며 여유 있는 인간관계까지 형성할 수 있다.


상담과 코칭을 통해 점검한 40세 사업가인 그분의 예를 들어 설명해본다면 이렇다.

그는 형제와 부모님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하며 자랐다. 학교나 사회에서는 공부도 잘하고 유능하다 인정받는 사람이었지만 유독 가장 따스함을 느껴야 하는 가족과 특히 엄마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 문제가 그의 마음과 뇌를 막고 있는 것이었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본인의 마음에 흡족한 스피치가 가능해진다.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자신이 느끼기에 자기의 스피치나 행동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적절한 진단이다.


어려운 시절, 지금 70대 어른 대부분이 그의 부모에게서 칭찬과 인정을 많이 받았거나 칭찬하는 법을 배웠을 리 만무하지만 칭찬을 하면 자식이 교만해질까 봐 칭찬을 안 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자식은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이다.

기질 테스트를 통해서 본 그는, 강해 보이지만 그 마음의 저변에는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이며 한 없이 여린 사람이었다. 대개가 감성적인 가슴형 사람들은 칭찬과 관심 사랑을 통해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며 가치를 규정짓는다. 그러한 이유로 부모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갈급해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했던 것이다.

인정받기 위한 결과로 사업도 잘하고 젊은 나이에 여러 성과를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무엇 하나가 아쉬웠던 것이다.

인정받지 못했던 것은 자존감의 낮음으로 나타났고 약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고 강한 페르소나(가면)를 쓰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을 무시하는 행동을 하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끝까지 자신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라도 보복하거나 마음에 담아두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스피치와 심리가 결합된 관점에서 해결점은 이러하다.

1. 당사자인 어머니에게 인정받는 말을 듣는 것이 가장 좋으나 여의치 않으면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인정의 말을 듣거나 거울을 보고 "나는 괜찮다" "나는 멋지다" 등의 말을  자신에게 하라.

2. 상처받지 않기 위해 더 강하게 보이려고 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충분히 약하고 여린 모습을 인정하고 가까운 사람에게 토해내듯 보여주어라.

감정의 정화를 말하는 것이다.

3. 너무 똑똑하고 똑 부러지게 말하려 애쓰지 마라.

너무 흠 과티가 없이 잘하려고 하면 뇌는 멈춘다. 어물어물하며 말해도 진실하면 통한다.

4. 장황하게 말하는 연습을 하라. 사실만을 말하기보다 느낌과 감정, 분위기 등을 표현해보아라. 아마 힘들고 어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장황함이 풍부함을 만든다는 걸 명심하라.

5. 그림 그리듯이 말하라. 4번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다. 상황이나 사물을 묘사하고 설명하여 상대의 머릿속에 그 모습이 그려지도록 말하라.

6. 같은 말을 늘여서 더 오래 말하도록 연습하라.

깔끔하게 짧고 굵게 말하는 것이 스피치의 기본이나

이 분의 경우에는 더 많은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며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7. '행복하다' '따뜻하다' 등 여러 가지 느낌 표현을 통해 연상되는 단어를 적어보고 에피소드 등을 말해보라.


상처받지 않고 스마트해 보이려고 강하고 간단하게

말하려 하면 할수록 뇌세포인 뉴런은 다른 쪽으로 전기 자극을 보내지 않는다. 그러면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운동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해야 하듯 말에도 준비운동이 필요하다.

마음을 편하게 하고 뇌를 움직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자신을 막고 있는 보이지 않는 마음에 쓴 뿌리들을 제거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자존감을 높이며 확신이 있다면 말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발표할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몸짓이 신경 쓰인다면 그 또한 심리적 이유다.

마음을 만져주는 심리를 빼고 스킬만으로 스피치를 배우고 가르친다면 바닷가에 모래성과도 같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말로 하는 모든 것

양재규스피치 양재규원장

스피치 코칭/ 소통강의/ 에니어그램/ 상담심리


저서: 당신만은 행복하라 [사람 살리는 말하기 수필집]

        유머능력자 따라잡기 [유머 능력자 만들기 교재]

        바른아이 vs 밝은아이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는 자녀 양육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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