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거 보면 다 안다
"원장님 수업료는 매번 드려야 되나... 다 끝나고 드려도 되나... 어떻게 드려야 되나요?"
"전에는 몇회기분을 미리 받고 시작했었는데
이제 매번 할 때마다 1회분씩 주시면 됩니다"
"그래요?... 원장님 요즘 궁하신가 보네..."
나는 웃으면서 이유에 대해서 말했지만 생각할수록 기분이 안 좋았다. 결국 알아서 주시라고 하고 나왔지만 개운하지가 않았다. 아무렇지도 않은 말 같지만 찝찝하고... 내가 작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건 당연한 건데 정당한 요구 앞에 망설이고 여유 있는 사람인척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게 되었다. 그러나 돌아온 뒤 찜찜하고 맘이 불편했다. 다른 이유가 아닌 그 사람의 '말'때문이었다.
그 사람은 나쁜 마음을 먹었거나 나를 무시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 아닐 것이다. 원래 소탈한 성격인 데다 스스럼없는 이야기 중에 아무 생각 없이 불쑥 튀어나온 단어 중에 하나인 것이다. 사업하는 여성분이고 그전에 전화상으로 상담하는 말투나 결정하는 속도를 보면 깔끔하고 강단이 있어 보이는 분이라 생각되었고 첫인상도 괜찮았고 수업 전에 물이며 커피 과일까지 주시고 꽤
시원시원한 분인 것 같았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괜찮은 면을 가진 사람이라도 한 단어, 한 마디의 말로 인해 평가되고 달라 보이는 것이다. "궁하신가 보네~"라는 한마디로 그는 나에게 싸구려 같은 사람으로 비쳤고 상처받은 사람도 잘못이겠지만 내 마음을 상하게 했다. 돈을 지금 받고 안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였다. 내가 사소한 것에 너무 신경 쓰는 것일까. 내가 마음이 좁은 사람인가. 마음 쓰지 않기로 생각했지만 불편했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자기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로 인해 누군가의 마음이 상한다면 그 말은 나오지 말았어야 했고 건강하지 않은 말이다.
말은 곧 그 사람의 품성이고 삶의 궤적인 것이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생기듯 말은 흔적을 남기고 나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
말은 그 사람의 품성에 따라 나오며 그 사람을 규정짓게 만든다. 말을 아무리 잘해도 진정성이 보이지 않거나 싸구려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말은 어눌해도 진실되게 보이는 사람이 있다. 단어 선택도 그렇고 상황 판단력, 상대에 대한 예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돈이 궁하신가 보네~"라고 무심하게 던졌을 때 그 말을 들은 상대가 돈이 많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나마 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정말 이 적은 돈이라도 융통할 수 있게 되어 기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후자가 평소에 자존감까지 낮은 사람이라면 더욱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는 것이다.
말에 좋은 품성을 든든하게 깔고 그 위에 배려심까지 얹는다면 우리들의 대화로 인해 서로의 삶은 풍요로워지고 서로가 존중받고 위로를 얻는 느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말 한마디에 당신은 평가되고 당신의 품성과 인생이 묻어난다.
1:1 스피치 코칭. 말로 하는 모든 것을 코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