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의 세계로, 중세도시 톨레도)
<스페인 여행에서 기대하는 도시 중 하나인 톨레도>는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67km 떨어져 있어 고속열차로 35분 정도 걸렸다. '천년의 도시'라 불릴 만큼 오랜 역사와 문화가 응축된 도시인 톨레도는 1085년 알폰소 6세에게 점령당한 후 카스티야 왕국의 정치적, 사회적 중심지가 되었다. 1560년 수도가 마드리드로 옮긴 후 중요성이 약해진 도시다. 타호 강에 의해 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여 천연의 요새처럼 보였다. 로마의 식민지, 서고트 왕국, 무어인들의 점령, 그리고 알폰소 6세에 점령당한 역사를 가진 중요한 도시이다. 톨레도는 스페인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곳으로 시 전역이 국립기념지로 선포되었다. 이슬람 건축물, 무데하르 양식(스페인과 이슬람의 혼합 건축 양식), 스페인 건축물 등 다양한 건축물이 다양한 시대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톨레도로 가는 여정은 긴장반 설렘반>이다. 보고 싶은 도시를 보러 가는 설렘과는 달리 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톨레도까지 가야 하는 과정에 대한 긴장이 크다. 여행 가기 전에 열차 타는 방법을 알아보고 정리했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열차여행객들의 짐도 검사를 하기 때문에 처음 하는 것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이다.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는 자세한 방법은 스페인 여행을 가는 독자들을 위해서 따로 내용을 마련하겠다. 여행 후기의 가이드에 따라 서둘렀고, 호텔에서 아토차역까지 택시를 타고 갔는데 출발시간 1시간 20분 전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면서 가장 당황했고 우리나라와 다른 것이, 열차출발 1시간 전 정도에 기차를 타는 층이나 위치가 결정된다. 공항에서 터미널 1 또는 터미널 2가 결정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톨레도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의 지하층인 PLANTA BAJA였다. (PLANTA PRIMERA와 BAJA로 나뉜다.) 전광판에 터미널(명칭은 Access로 뜨지만 편하게 터미널로 쓴다.)이 뜨면 해당 터미널로 간다. 터미널에 가면 먼저 기차표를 역무원으로부터 확인받고, 비행기 짐 검사처럼 가지고 있는 모든 짐과 옷과 물건을 벗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받고 나가면 기차를 기다리는 대합실이 나온다. 간단한 식사 및 음료수,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이후는 한국에서 기차 타는 것과 같다. 출발시간 20분 정도 남으면 전광판에 플랫폼 번호가 뜨고, 해당 플랫폼에 가서 줄을 서면 역무원이 승차권(때에 따라 여권까지 검사)을 검사하고 기다리고 있는 열차에 타면 된다.
<유럽기차 여행은 창문밖의 경치도 한 몫하기 때문에> 기대했는데, 스페인의 경치는 광활한 평야지역이라 특색이 없었다. 35분 정도 기차를 타고 톨레도역에 내렸다. 기차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갔는데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모습에 숨이 턱 막혔다. 강가 위에 다리, 성문, 성 같은 건물(알카사르 요새라고 한다), 고대건물, 파란 하늘, 햇빛이 어우러져서 "야아! 멋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고대 로마시대부터 전략적 요충지라고 하는데 타호강이라는 자연적인 방어체계가 누구도 침략할 수 없을 정도로 강건한 성으로 보였다. 톨레도로 건너가는 타호 강 위에 서있는 다리(알칸타라 다리)는 역사도 오래됐지만 위엄 있는 모습이 타호강, 톨레도 시와 함께 정말 잘 어울렸다. 다리를 건너 톨레도 관광의 시작이면서 도시의 시민들이 모이는 소코도베르 광장으로 갔다. 밀집된 도시구조 때문에 광장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음식점과 카페로 둘러싸인 소코도베르 광장에는 관광객과 현지인, 그리고 여러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먼저 톨레도를 한 바퀴 돌고 전망대에서 톨레도를 보고 사진 찍을 수 있는> 꼬마기차(TREN turistico)를 탔다. 소코도베르 광장에 있는 매표소(일반 매표소처럼 건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떴다방처럼 TRAN VISION라고 쓰여있는 핫핑크 가판대)에서 가능한 시간을 호가인하고 예약을 했다. 꼬마기차가 인기 있는 아이템이라서 2시간 정도 남아 우리는 톨레도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중세도시의 거리를 느껴보고 적당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번 여행에서 많이 하고 싶었던 것이 각 도시의 골목길을 많이 다니는 것이다. 네 사람이 서면 꽉 찰 만한 골목길을 청소차량이 다니는 것을 보니 우리나라의 달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은 도시의 전면적인 재개발이 아닌 유산을 보존하면서 부분적인 개발은 한다. 그러다 보니 최소 2~3백 년은 기본으로 옛날 모습 그대로 유지된 건물들이 많아 이쁘다. 우리나라의 도시나 길은 볼 것이 없는데 유럽의 길은 길이나 집 자체가 눈을 호강시켜 주는 관광거리다. 그래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유럽을 찾겠지 하고 부러웠다. 점심은 스페인의 유명 요리인 뽈포(polpo, polpo가 문어라는 뜻임)와 스페인 발렌시아식 전통요리인 해산물빠에야를 먹었다.
<스페인은 삼시 세 끼에 진심인 나라라고 한다.> 여행 전에 조사한 바로는 스페인은 아침, 점심, 저녁 외에 아침과 점심 사이에 한번, 점심과 저녁 사이에 한번 간식 같은 것을 먹어 5끼를 먹는다고 한다. 또한 저녁시간은 가족과 친구와 함께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는 중요한 시간으로 생각해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식사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시간은 밤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 저녁을 먹기 시작하여 10시 30분에서 11시, 그 이후까지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식사를 위한 메뉴 구성도 음료수, 애피타이저, 1st 메인요리(파스타류), 2nd 메인요리(생선, 고기류), 디저트, 커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2~30분에 밥을 먹고 식사를 끝내는 것과는 엄청 다르다. 우리 가족도 이번 여행 때 스페인 사람처럼 그렇게 해보려고 했는데 30분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물론 관광을 하는 우리가 이 구성대로 음식을 모두 시키지 않아도 된다. 유럽식당은 물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물이나 콜라 등 음료를 주문하고 나서 메인 요리 2개 또는 3개를 시켜서 먹으면 된다.
<톨레도 관광 꼬마기차를 타기 위해 탑승위치>로 갔다. 많은 나라의 관광객들이 줄을 섰고, 시간이 되자 귀엽게 생긴 꼬마기차가 왔다. 꼬마기차는 푸에르타 델 솔(태양의 문), 비사그라 게이트 등 톨레도 시내를 거쳐 성벽밖으로 나와서 톨레도를 바라보면서 운행을 한 후 하이라이트인 발레 전망대(Mirador del Valle)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본 톨레도는 주위로 흐르는 타호강, 절벽, 성곽으로 3단계로 보호받고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 자연이 제공하는 강물과 절벽, 하늘과 인간이 만든 성벽, 도시의 건축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어 보는 사람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사진도 찍고, 잠깐 앉아서 톨레도를 바라보면서 몇천 년에 걸쳐 수많은 민족들이 점령하고 점령당하는 역사의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꼬마기차 관광을 마치고 톨레도 골목길 투어>를 다녔다. 소코도베르 광장, 톨레도 대성당, 유대인 지구 등 주요 방문지를 골목을 통해 다녔다. 돌로 된 도로에 흙이 조금 있는 작은 공간에 나무가 내 키 이상으로 자라 있는 모습, 오랜 세월 동안 유지되어 온 길, 그 길을 서로 이어져 있는 건물, 벼랑 쪽에 위치해 있는 전망 공간 등 고대 도시를 걷는다는 것은 많은 즐길거리가 있어 좋았다. 톨레도 대성당은 1255년 이슬람 세력을 물리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페르난도 3세의 명에 따라 고딕양식을 기반으로 성당을 지어 1493년에 완성되었다. 그 후 세우러이 지나면서 증축과 개축을 할 때 그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현재의 엄청난 규모와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고딕 양식의 외관부터 압도되었는데, 내부에 있는 성체 현시대(Custodia)의 화려함과 크기, 성가대석에 있는 조각, 유명 화가의 작품들까지 성당이라기보다는 한 국가의 박물관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성당이었다.
<마음껏 중세도시의 매력에 빠져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5시 23분 기차를 타고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톨레도에서 돌아와 프라도미술관 무료입장을 하겠다는 딸의 의지는 피곤함으로 사라지고 호텔로 가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Sol 광장부터 호텔까지 걸어오는데 Sol광장, 마요르 광장, 모든 골목길은 주말을 즐기려는 스페인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사람들의 모습은 엄청 즐거워 보였고, 서로에게 이야기하며 걷는 모습이 스페인과 사람들의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의 규모와 분위기에 압도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호텔에 도착해서 휴식을 취한 다음, 저녁을 위해 호텔 근처 한식집에 가서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먹었다. 내일 첫 도시 간 이동(마드리드에서 그라나다)이 있는 날이기 때문에 한식을 먹고 에너지를 보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