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첫 번째 이야기
첫째 날, 비행의 두려움과 만족스러운 호텔
Key point : 숙소는 관광지 근처에 잡는다. 이동시간 최소, 관광 후 피곤한 몸을 위해
(부담스러운 비행시간과 기도하는 비행)
14시간 30분이라는 엄청난 비행시간을 마치고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만 아니었으면 12시간 30분에서 1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왠수 푸틴!
비행은 항상 두렵다. 요즘 난기류가 심한데 비행기가 흔들릴 때마다 두렵다. '아무 일 없을 거야'하고 마음을 편히 갖고 싶어도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다.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한다. 사람은 가장 간절할 때 기도한다. 나만 그런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숙소 위치)
공항에서 33유로 정액제 택시를 타고 호텔 오페라에 도착했다. 호텔의 컨디션이 깨끗하고 넓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오페라역, 마드리드 궁전, 마요르광장, 솔광장 등 관광지가 가까이 있어 좋았다. 처음에 공항 근처로 예약했다가 시내로 바꿨는데 신의 한 수였다. 유럽 여행은 많이 걸어야 하고, 평상시에 운동을 잘하지 않아 체력이 소진되기 쉬운 가족들을 위해서 관광지와 지하철역이 가까운 숙소가 좋다. 타파스 같은 스페인의 저녁문화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날은 여행을 위해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밤 8시 30분에 숙소에 도착한 후 샤워를 하고 일찍 잠에 들었다. 나는 어디서나 잘 자는데 시차 적응이 안돼 밤새 한숨 못 잤다. 눈만 감고 밤을 지새운 거 같다.
둘째 날, 2월 20일, 가장 많이 걸었던 날, 약 3만 보
(마드리드 핫 플레이스를 섭렵한 날)이다 보니 가장 많이 걸었다. 눈도 호강하고 다리도 호강했다.
아침에 러닝을 하려고 했는데 6시-7시에는 너무 깜깜해서 무서워서 못 나갔다. 해외여행의 즐거움, 호텔 조식을 거하게 먹고 9시에 1.7km 정도 마드리드왕궁 근처에서 러닝을 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친절한 편이에요) 2월 20일 첫 방문지인 마드리드 왕궁, 10시 30분으로 예약을 해서 갔는데 경비 중이던 경찰이 그냥 'CLOSE'라고만 말한다. 공원 한쪽에 있는 안내데스크로 가서 물어봤더니 홈페이지 공지 떴다고 궁전 자체 문제?로 close 한다라는 설명이다. 황당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이걸 보면서 우리나라 정부나 공무원들이 그래도 친절하네 라는 생각을 했다. 평가는 상대적이야. ^^
# tip : 왜 그런지 파악하여 증빙자료를 남겨놓아야 글로벌 기업과 싸워서? 환불받을 수 있다.
안내데스크 아저씨에게 '마드리드 궁전 문제로 안 한다는 근거가 어디 있냐?'라고 물어봤더니 홈페이지에 있다고 알려주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해당 내용을 스캔해서 메일 보냈더니 환불이 되었다. 그들이 '2월 20일 close 했네, 예약한 분들 환불해 줘야지' 하는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드리드 명소 탐방) 마드리드 궁전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마드리드 명소 탐방을 했다. 먼저 마요르 광장이다. 마요르 광장은 과거에 투우 경기와 왕궁의 축제 행사장, 공개 사형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유럽의 다른 광장과 달리 마요르 광장은 붉은색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이다. 다양한 노천카페와 상점들이 많고 광장 중앙에 광장을 완성한 펠리페 3세의 동상이 있다. 유럽에서 광장은 도시의 심장이자 사람과 역사가 집결하는 공간이다. 동양의 광장은 지배자의 공간 앞에 명령을 내리는 방을 붙이고, 반역자를 처형하는 다스리는 광장이라면 유럽의 광장은 도시 어느 곳에서도 광장으로 통하는 소통과 교류의 공간인 것 같다.
(마요르 광장 옆에 있는 산미겔 시장)에 갔더니 보수공사 중이라고 한다. 마드리드 왕궁에 이어 의문의 2연패다.
(푸에르타 델 솔(Puerta del Sol)은 마드리드의 심장, '태양의 문'이라는 뜻)으로 스페인 전역으로 뻗어 나가는 모든 도로의 기점(0km)이다. 솔 광장은 3가지가 유명하다.
첫째, 곰이 딸기나무 열매를 따먹으려는 동상이다. 이 동상은 시의회(세속 권력)와 교회(종교 권력) 사이의 타협과 화합을 의미한다. 나무는 시의회가 소유한 '숲'을, 곰은 교회가 소유한 '초원과 가축'을 대표하며, 곰이 나무에 기대어 있는 모습은 두 세력의 자산 분배와 공존을 의미한다라고 한다. 과거 마드리드 근교에 곰이 많이 살았고, 곰이 따 먹으려는 마드로뇨(딸기나무) 열매는 마드리드의 비옥한 토지와 번영을 뜻한다. 현지에서는 이 동상의 뒷발꿈치를 만지면 마드리드에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어 늘 사람들의 손때로 반질반질하다. 뒷발꿈치와 꼬리 부분까지
두 번째, 0km 지표 (Kilometro Cero)이다. 시청 청사(레알 카사 데 포스토스) 앞 바닥에 있으며, 이 지점을 밟으면 마드리드에 다시 오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세 번째, 광장 중앙에 위엄 있게 서 있는 동상이 카를로스 3세 기마상, '마드리드 최고의 시장'이라 불리는 국왕의 동상이다.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공간이다. 깜짝 놀랐는데, 30여 년 전 종각의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러 갔을 때 만난 사람들의 수와 비슷한 수준이다.
(진심 부러운, 엄청나게 큰 공원인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의 허파'라 불리는 거대한 녹지 공원이다.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운동하는 시민들의 공간이었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17세기 스페인 왕실의 별궁 정원이었다가 19세기부터 일반 시민에게 공개되어 공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레티로 공원에서 2시간 정도 산책하고 레이나소피아 미술관 근처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2시 예약시간에 맞춰 미술관에 들어갔다.
(스페인 현대 미술, 즉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 등, 의 거장을 만날 수 있는 레이나 소피야 국립 미술관)은 힘들었다. 피카소 등의 그림 이외에 비디오 아트, 설계가 포함된 말 그대로 현대 미술 작품이 많았다. 미리 작품에 대해 보고 들었던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직접 봐서 엄청 좋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마음에 와닿지 않았고 공기도 좋지 않아서 2시간 정도 관람 후 너무 피곤했다. 파블로 피카소의 게르니카(Guernica)는 스페인 내전 중 일어난 비극을 전 세계에 알린 20세기 최고의 걸작 중 하나이다.
(산책과 석양으로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Sol 역에서 내려 솔광장, 마요르 광장, 오페라 역까지 걸어 산책을 즐겼다.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골목골목 가득 차 있었다. 숙소에 가서 한 시간 정도 휴식을 하고 마드리드 궁전 옆 알무데나 대성당의 야경과 마드리드의 석양을 보는 밤의 축제를 보았다. 1시간 가까이 붉게 물든 하늘을 감상하면서 살아있음을 감사했다. 어느 화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색을 만들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