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씌우기-비닐 멀칭(mulching)
(농사짓는데 가장 큰 적 중의 하나가 잡초입니다.) 일 년 농사 중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힘든 날이 오늘(4월 13일 월요일)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날이기도 합니다. 주말농장에서 농사를 짓는데 가장 힘든 것이 엄청난 생명력을 가진 잡초입니다. 농부의 근면함은 텃밭에 잡초가 얼마나 없는지에 달려 있고, 육칠월이 되면 많은 도시농부들이 잡초의 공격에 두 손두발 들고 주말농장을 떠납니다. 이런 잡초의 공격을 이겨내기 위해 검은 비닐을 밭에 씌우는 작업인 비닐 멀칭을 합니다. 비닐 멀칭은 잡초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지만 땅의 수분을 유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비닐멀칭을 위해 집에서 검은 비닐 여섯 개를 준비해서 주말농장으로 갔습니다. 정말 희한하게도 매년 비닐 멀칭을 하는 날은 바람이 많이 붑니다. 오늘도 여지없이 바람이 불었습니다. 비닐멀칭을 하기 전에 올해는 텃밭에 한 가지를 더 추가했습니다. 작물들에게 칼슘을 보충해 주기 위해 그동안 모아뒀던 계란껍데기를 부셔서 뿌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돌과 ㄷ자 고정핀을 이용하여 바람의 엄청난 방해를 이겨내고 어렵게 비닐을 덮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은 가슴이 콩닥콩닥 뜁니다.) 오늘은 비닐멀칭과 함께 1차 봄 작물을 심습니다. 저는 모종을 사러 청계산입구역에서 양재 하나로마트로 가는 길 왼쪽에 있는 '선일 난원'으로 갑니다. 육칠 년째 모종을 사러 가서 주인아저씨와 얼굴도 익히고 친합니다. 선일난원 주인아저씨는 본인이 파는 모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처음 모종을 사러 갔을 때 다른 모종가게보다 비싸 "모종이 좀 비싸네요"라고 말씀드렸더니 "비싸면 싼 곳으로 가서 사세요. 내가 파는 모종은 비싼 만큼 잘 자라고 좋은 모종이에요"라고 하셨습니다. 기분 나쁠 수도 있는 말씀이었지만 저는 아저씨가 겨우내 키운 모종이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저런 말씀을 하시나 하고 샀습니다. 잘 한 선택이었습니다. 모종 생존율이나 싱싱함이 다른 모종보다 뛰어났습니다. 그때부터 선일난원에 가서 모종을 샀습니다. 저는 회사일을 하면서도 가끔 이 분을 생각합니다. 내가 작성한 문서, 내가 한 일을 자신있게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고 만듭니다.
오늘도 아저씨와 반가운 인사를 하고, 상추 등 쌈채소 모종 65개, 케일 5개, 브로콜리 5개, 산부추 2개, 바질 2개를 샀습니다. 초록초록 모종들을 보니 너무 예쁘고 저의 아침 샐러드가 풍성해질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모종을 심는 과정은 비닐 찢기, 땅파기, 물 붓기, 모종 심기, 모종 주위의 흙을 덮어 두 손바닥으로 가볍게 누르기입니다.) 쪼그려 앉아서 호미를 가지고 꽃상추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을 80번 정도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너무 힘듭니다. 그런데 일어나서 허리 한번 펴고 심어놓은 모종들을 보면 힘든 것이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한 줄에 일곱 개와 여섯 개씩 쌈채소를 심고, 케일과 브로콜리는 잎이 엄청 커지기 때문에 5개씩 심었습니다. 그리고 부추와 미나리는 밭의 끝 자락에 심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이에 비트와 콜라비를 심기 위해서입니다. 모두 심고 나서 물을 촉촉하게 주고 나니 뿌듯했습니다. 농사짓기 가장 쉬운 것이 상추 등 쌈채소입니다. 퇴비를 뿌리고 비닐을 덮어 심고 물만 주면 약 2개월 동안 매주 신선한 먹을거리를 제공해 줍니다. 다음 주에 비트와 콜라비를 심고 나면 농사짓기 어려운 열매채소를 심는 것만 남습니다.
(열매채소 농사는 정말 어렵습니다.) 먼저 작은 팁입니다. 4월 초순, 중순에 방울토마토, 고추, 가지 등 열매채소를 심는 도시농부들이 있는데 절대 피해야 합니다. 모종가게에 나와 있으니 조금이라도 빨리 심어 열매를 보고 싶은 생각에 심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3~4년 차까지는 4월 초중순에 심었던 초보농사꾼이었습니다. 열매채소는 밤 기온이 15도 이상으로 충분히 올랐을 때 모종을 심어야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매년 5월 첫 주말에 열매채소를 심습니다. 올해는 5월 3일이네요. 열매채소 순 지르기, 열매채소 중 참외는 손자 줄기, 수박은 아들 줄기, 오이는 원 줄기에서 열매를 다는 것 등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열매채소를 기르는 시기의 연재 때 필요한 내용을 공유하겠습니다.
(6월 중순쯤 되면 주말농장의 텃밭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농사짓는 것을 정말 좋아하고 주말농장에 오면 행복한 도시농부의 밭은 잡초하나 없이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유형이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남들이 하니까 한번 해볼까 하고 시작하거나 애들을 위해 마지못해 시작했는데 즐기지 못하는 도시농부의 밭은 잡초가 무성합니다. 그리고 이후로 보이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안 오는 거죠. 텃밭 주위에 잡초가 무성한 밭이 있으면 내 밭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위의 도시농부를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도시농부 생활은 삶을 살아가는 퇴비입니다.) 저는 주말에 텃밭에서 호미질, 삽질하면서 흙을 만지고, 작물을 가꾸는 도시농부생활로 스트레스나 살아가면서 생기는 힘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텃밭에 오면 나를 힘들게 하고 고민하게 하는 여러 일들은 내려놓습니다. 텃밭에 와서 작물들과 이야기하고, 육체노동으로 땀을 흘리고 수확한 농산물로 맛있는 식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잊혔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주말농장 예찬론자라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험한 것입니다. 여기에 지인들을 주말농장에 초대해서 삼겹살을 구워 수확한 쌈채소로 싸 먹고 소주 한잔 하면 정말 왕후장상 부럽지 않습니다.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가까운 산, 호수, 바다 등 자연에 나가서 땀 흘려 걸어보세요. 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겁니다. 다 안다고요. 알지만 말고 실행해 보세요. ^^
(저 같은 농사예찬론자에 대해 알아볼까요?) 농사예찬론자는 흙을 만지며 얻는 정서적 안정, 바른 먹거리에 대한 가치, 그리고 삶의 주체성을 되찾는 소박하고 본질적인 삶의 방식을 찬양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농사예찬론자들이 말하는 농사의 기쁨과 가치는 먼저 농사는 창조요, 기쁨은 기적이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작물을 보면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먹고 지인들과 나눠먹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느림과 순환의 미학입니다. 마트에 가서 바로 사서 먹을 수 있지만 제철에 나는 작물을 가꾸고 먹으면서 생명의 순환을 직접 경험하면서 심리적으로 치유받습니다. 세 번째, 주체적인 삶과 정직한 땀입니다. 자산이 얼마나 노력하고 연구하느냐에 따라 수확물의 품질과 양이 결정되는 정직한 산업입니다. 우리 함께 농사예찬론자가 돼 보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