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연재의 시작&농사의 시작)
(프롤로그 1, 연재의 시작)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를 거쳐 브런치에서 글을 쓰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정해진 시간에 글을 연재하는 것을 도전해 봅니다. 글을 매주 정해진 날에 연재하는 과정에서 창작의 고통과 작가의 고독을 이해하면서 작가로서 역량을 키우기 위함입니다. 어떤 내용을 쓸까 고민하다가 나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세상을 살면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준 주말농장 이야기를 쓰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연재 브런치 북의 제목을 정해야 한다고 해서 한참 고민했습니다. 처음에는 텃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쓰기 때문에 흙과 관련된 제목을 찾다가 '흙 묻은 이야기'로 정했습니다. 이후, 일 년 정도 연재하려면 책 이름이 중요해서 두 가지를 더 고려했습니다. 먼저, 책 제목은 독자들의 기억에 남아야 하는 것과 두 번째, 이 책에서 주말농장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주 제목은 '토닥(土 DOCument)', 부 제목은 '흙 묻은 이야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텃밭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토닥토닥하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목표입니다.
(프롤로그 2, 농사의 시작)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 아이를 가진 여느 부모들처럼 아이가 자연에서 흙과 식물들을 만지고 감성이 풍부해졌으면 하는 생각에 주말농장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주말농장이 벌써 11년째입니다. 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시작한 이 도시농부 생활은 정작 제가 더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딸이 중학생 이후로는 주말농장에 오지도 않았습니다. ^^ 치열한 직장 생활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매주 주말농장에서 땀을 흘리고, 자라는 작물들과 소통하면서 치유했습니다. 올해도 흙을 만지고, 작물들을 키우면서 이야기하고 아파하고 기뻐하는 도시농부 생활을 즐겁게 시작합니다.
(비움과 채움, 단단한 마음을 일구다) 돌을 골라내고 나의 온기를 섞는 시간, 땅 만들기
주말농장의 장점은 제가 농사지을 땅을 주인이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약 5평의 밭을 잘 갈아서 반듯한 직육면체 모양의 땅으로 만들어 주면 도시농부들은 그 땅을 분양받아 그 해의 농사를 짓습니다. 저는 올해도 5평 밭 2개를 신청했습니다. 와이프가 하나로 줄이라고 하지만 저는 2개를 고집합니다. 쌈채소뿐 아니라 여름, 가을에 수확의 즐거움을 주는 열매채소들을 여러 종류 길러야 하고 지인들에게 쌈채소를 나눠드리기 위함입니다. 올해 주말농장 시작일은 4월 4일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개인 사정으로 4월 6일 월요일 아침에 올해 첫 주말농장 방문을 했습니다. 주말농장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려 밭으로 걸어갈 때는 젊었을 때 소개팅을 나가는 것처럼 설렙니다. 분양신청할 때 요청한 밭의 자리를 확인하고 땅 만들기 첫 번째 작업인 호미로 밭을 갈고 밭에서 이물질들을 제거합니다. 밭의 모양을 만들어 놓았지만 작년 농사지은 흔적인 비닐, 타이, 지지대 조각 등과 큰 돌이 있어 이것을 제거해야 합니다. 저와 가족이 먹어야 할 채소를 길러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한 흙의 상태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약 20센티에서 30센티까지 파서 겨우내 굳었던 흙을 부드럽게 만들고 위와 아래흙의 위치를 바꿔줍니다. 허리를 굽은 상태에서 약 한 시간 정도 밭을 갈고 나면 허리가 엄청 아픕니다. 올해 밭의 위치를 바꿨는데, 손으로 만져 본 흙의 느낌이 작년보다 더 보슬거리고 색이 좋아 아픈 건 금세 사라지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땅의 기운에 영양을 더하다) 자연의 땅을 살찌우는 시간, 퇴비 뿌리기
사람들도 몸을 더욱 건강하게 하기 위해 각종 영양제를 먹듯이 땅에도 영양제를 줘야 합니다. 땅에 양분을 공급하고 지력(地力) 증진을 통해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퇴비를 추가해줘야 합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봄에 하는 이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게 됐습니다. 작물이 더 튼튼하고 수확량도 많고 튼실합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 5평 텃밭에 20KG 퇴비를 2개 섞어줍니다. 다행히 주말농장 주인께 퇴비 한 개에 5천 원에 살 수 있습니다. 20KG 퇴비 4개를 외발 수레에 싣고 약 50미터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힘이 들지만 이 영양분을 먹고 자랄 상추, 토마토, 가지 등 작물등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봅니다. 5평 텃밭 한 곳에 2개씩 천지원 가축분 퇴비를 뿌렸습니다.
올해는 근처 산에서 부엽토를 구해와서 같이 뿌렸습니다. 부엽토는 나뭇잎이 미생물에 의해 부패, 분해되어 흙과 섞인 것으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한 천연 보약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부엽토를 구해와서 뿌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퇴비와 부엽토가 땅속 골고루 섞일 수 있도록 쇠스랑을 가지고 땅을 힘차게 팝니다.
(시작의 마지막 작업인 땅을 고르다) 다음을 위한 시간, 땅을 평평하게 고르기
쇠스랑으로 파낸 땅을 고르게 폅니다. 쇠스랑의 평평한 부분으로 패인 곳은 채우고 불룩 나온 곳은 깎아내립니다. 고르게 잘 펴야 다음 주에 비닐을 덮고 상추 등 쌈채소를 심을 때 편합니다. 이렇게 땅을 만드는 일은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함도 있지만, 단순히 작물을 심기 위함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맞이할 제 마음을 정성껏 준비하는 일입니다. 항상 급하게 달려왔던 제 삶의 서두름도 잠시 내려놓습니다. 세 시간 정도의 땅을 일구는 일로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흐뭇하고 '올해 농사를 시작한다'는 설렘이 가득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은 농사를 지어 보셨나요?)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중에 도시농부 생활과 관련해서 궁금하거나 이런 내용을 좀 더 포함되었으면 하는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지 리플 달아주십시오. 제가 도시농부 생활을 하는 주말농장은 성남시 고등동에서 청계산역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대왕저수지 근처에 있습니다. 이름은 찬우물골 주말농장입니다. 독자분들은 직접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제가 농사짓는 생생한 이야기와 작물의 꽃과 열매 사진, 나비 사진 등 텃밭 사진을 보면서 간접 체험으로 위안을 받았으면 합니다. 혹시 직접 체험을 원하시는 분들의 방문도 환영합니다. 저와 함께 일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웃고 스트레스를 풀어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