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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 Jan 04. 2022

5. 사랑의 가치관

<구의 증명>을 읽고

어린 시절에 읽었던 대부분의 로맨스는 멋진 왕자가 나타나서 공주를 구해주고, 그 뒤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남자는 다 부자여야 하고, 여자는 억척스러워야 하는.. 그런 설정의 로맨스물을 많이 봤더랬다. 


그런 추억을 뒤로하고, 몇 개월 전에 읽었던 <구의 증명>을 읽었다. 책에는 남자인 구가 빚쟁이에게 쫓겨 죽은 후 그의 연인인 담이 죽은 구의 몸을 먹는다는 그런 잔인한 표현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런 이유로 호기심에 읽어본 책이었지만 다 읽은 후 구와 담이 그려낸 애처로움은 그저 가슴이 먹먹하게 만들었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어찌 보면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표현일지 몰라도 같이 있을 수 없으면 먹으면서까지

그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더 부각되는 듯했다.






누군가를 애처롭게 사랑한 적이 있었다. 구와 담처럼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닌 

그저 혼자만의 짝사랑으로 말이다. 그 짝사랑이 실패하자 겨울철창문을 열듯 마음이 꽁꽁 얼어 있었고,

공허함마저 느껴졌다. 



공허함이 계속 이어진지 몇 년째,  몇 명의 남자들을 만났지만 그저 육체적인 관계만 요구하는 모습에 질려버렸다. 사랑은 그저 정신과 육체 모두가 아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의 쾌락만을 쫒으려는 

상대의 모습만 보면서 과연 사랑이라는 게 정말 육체적인 관계에만 집중해야 하는 걸까 싶었다.


상대를 만나면서 의문이 드는 건 "육체는 물론 서로에 대한 취향까지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였다.  사랑하는 이의 몸을 먹는다는 표현까지 쓸 정도로 나는 누군가에게 애틋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존재할까 싶었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사랑의 대한 가치관이 점차 흔들리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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