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프로젝트_19. 기본 by희진

by 김희진

"아, 그러니까 이런 거구나."

"아니, 그게 아니고 ~."

대화 중 몇 번이나 이런 식의 오해와 바로잡음이 오갔다.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이상하게 화가 나고 가슴이 갑갑해지는 상대가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원인은 우리가 전제하는 기본이 너무 다른 탓이었다(물론 나의 속좁음과 조바심의 탓도 매우 크지만).

아! 하고 말하면 아! 하고 그대로 전해져 말하지 않은 감정까지 공유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 하고 말했을 때 어! 하고 마음 대로 잘못 받아들인 채 이야기를 이어가게 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 보면 조그맣던 서로 간의 균열이 점차 크게 벌어져 어느 순간 닿을 수 없는 지점에 서있는 서로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는데, 내가 당연하다 생각해서 굳이 말하지 않았던 부분이 상대는 당연하지 않고,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에피소드가 나에게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기도 해서, 결국 듣고 말하는 대화가 아니라 말하기만 있는 발표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대화는 꼭 같은 언어를 쓴다고 통하는 게 아니니까.

그래서 결국 이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정성스러운 대화가 필요한 것이겠지만, 문제는 그만큼의 애정이 있는가?에 관한 의문.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상대를 납득하기 위해서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을 의향이 있는가? 의 문제.

대개의 관계에서는 "그냥 말을 섞지 말자." 혹은 "대강 수박 겉핥기식으로 형식적인 대화만 매너 있게 나누고 말자."라고 하게 되니까.

나 같은 사람만 만나서야 편협한 사람이 되겠지만, 나 같지 않은 사람에게 굳이 에너지를 쏟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고.

다른 사람끼리 다른 기본을 전제하고 살아가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 다름을 받아들이기에 나는 한없이 작은 사람이고.

관계는 상대적이라는 데, 너는 나와 대화할 때 무슨 생각을 할까?

우리는 서로 대화 할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