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리며 힘껏 달려본 적이 언젠지.
쨍하고 볼이 당길 만큼 숨차게 몸을 써본 적이 언젠지.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통 뛴 기억이 없네. 이젠 더 이상 100m를 몇 초에 뛰는지 측정할 필요가 없어졌거든.
전력질주의 기억이 점점 멀어져 가네.
<중경삼림>에서 금성무가 운동장을 달리는 장면을 좋아했어. 최근에 영화를 다시 꺼내 보았는데 여전히 좋더라. 눈물이 흐리지 않도록 땀을 흠뻑 흘리는 그의 모습을 따라 해보고 싶어 졌는데, 요즘 학교는 교문이 잠겨 있더라. 아무나 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어. 이해해. 흉흉한 세상이니까. 숨이 차게 달리지 않게 된 이후로 세상은 변했고 낭만은 사라져 가고 있어.
땀을 흠뻑 흘려본 적이 언젠지.
대학 시절 댄스 동아리를 할 때 티셔츠가 다 젖을 정도로 연습한 뒤에 마시는 생맥주 한잔이 정말 맛있었는데. 이후로 그때만큼 맛있는 맥주를 만나지 못한 거 같아. 올여름엔 그 맥주의 맛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좋겠네.
실컷 땀 흘릴 정도로 몰입할 수 있는 여름이면 좋겠네. 누군가는 느긋히 나아가라고들 하지만 나는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남아있나봐. 숨차게 달려본 생의 기억이 부족하다 싶은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