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배우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이 생각을 갖게 된 건 작년 가을, 작사 수업을 듣게 된 이후였다. 염리동에 위치한 초원 서점에서 시작된 5주간의 작사 수업. 칩거가 익숙한 나에게 매주 한 번씩은 반드시 집 밖으로 나와야만 한다는 약속은 기분 좋은 강제성을 띄었다.
그곳에서 수업이 끝난 후에도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애 첫 작사도 해보고, 멋진 반주에 서툰 목소리를 얹어 만든 내 노래도 갖게 되었다.
물론 작사한 노래를 직접 소리 내어 불러보면서 나는 싱어송라이터는 되기 힘들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냥 하던 대로 라이터만 하는 게 좋겠다는 사실을 알게 되긴 했지만. 싱어송은 코인 노래방에서 언제든 하면 되는 것이고, 라이터는 더 잘해보고 싶은 동기가 마구 부여되었으니 결론적으로는 긍정적이었다.
그렇게 나의 세계가 나의 첫 작사곡, 2분 58초만큼 넓어졌다.
수업의 맛을 알게 된 이후, 무엇이든 배우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다. 명리학, 시, 그림, 꽃, 요가 등 나의 경제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하나의 수업을 신청하고 끝나면 다른 수업을 신청했다. 종종 관심 있는 분야의 특강도 찾아다녔다.
그렇게 매주 가야 할 수업이 있다는 것은 다음 주를 기다리는 이유가 생겼다는 의미였다. 가서 배우는 내용들도 즐겁지만, 어딘가 갈 곳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큰 기쁨이 된다.
수업 시간이 좋다.
같은 것을 배우려 모인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다정한 분위기가 좋고, 서툰 나를 그대로 내어 보여도 괜찮은 학생이라는 위치가 마음에 든다.
제멋대로 지어진 견고한 나의 세계에 작은 창을 내는 기분. 새로운 가능성 하나를 심어두는 수업 시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