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미각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마음이 담기지 않은 요리는 이상하게 금방 알아채고 만다.
가장 빠른 예로는 내가 나를 먹이려고 지은 밥이 그렇다.
식사가 아닌 식량을 꾸역꾸역 넘길 때, 목구멍 속의 작은 문이 철컥하고 닫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반대로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진 기분이 들기도 하고...
체격은 좋은데, 체력이 없는 맛.
예쁘장한 모양새를 흉내 냈지만, 엉망으로 꿰매진 맛.
얼추 골격은 갖춘 듯 보이지만, 속이 텅 비어서 한 입 베어 물면 서걱하고 무너져내리는 맛.
서른셋, 비록 능숙한 말솜씨로 정확히 표현할 수는 없어도
미묘한 마음의 맛을 가늠할 수는 있게 되었다.
마음이 없는 것은 고작 한 입 만에 금방 티가 나고 만다.
그게 비단 음식만 그런 것은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