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정산
2019년 새해가 되었을 때, 우리 집에 성장하는 존재가 하나 정도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8년도 12월까지 우리 집에서 성장하는 존재는 마트에서 사 온 아보카도를 다 먹고 키우기 시작한 아보카도 화분이 유일했지만, 2019년 2월을 기점으로 대파 가족이 새롭게 보금자리를 꾸리며
우리 집에는 가입 회원 두 팀의 성장 그룹이 생기게 되었다.
나도 그 그룹의 일원이 되고 싶었지만, 언제나 질투와 부러움만 있을 뿐 가입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감히 끼어들 수가 없었다.
파의 성장 속도는 가히 놀라웠다.
2019년 1월 3일 파의 흰 부분을 심어 두었던 화분은
2019년 1월 30일 현재, 제법 그 먹을 수 있을 만치 자라났다.
내가 파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번 달에는 나로선 드물게 몸이 좀 아팠는데,
몸이 아프니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줄었었지만, 심지어 몸이 괜찮았던 날에 조차 심적으로 스스로에게 자꾸 무르게 구는 자신을 발견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그냥 어물쩍 넘겨버리자' 그런 용서와 관용을 지나치게 베풀었다.
며칠 전, 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파를 키우는 모습이 나왔다.
파를 키우는 일이 트렌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나는 갑자기 파를 키우기 싫어졌다.
나는 그런 이상한 사람이었다.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서 무엇을 할지 깨달았지만, 남들이 하는 것은 어쩐지 하기 싫어 지곤 했다.
2019년 1월
내 친구 파들은 성실했고, 나는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