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의 소비 중 여덟 아홉 번은 주머니 사정과 타협한다.
건강한 먹거리, 고상한 취향, 공정한 거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모르는 척할 수밖에 없는 팍팍한 사정이 있다.
마음으로는 꿈꾸지만 집어만 보다 결국 내려놓고 마는 것들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납득시켰던 것들
지금의 나에게는 사치라 여겨졌던 마음에 드는 것들
오늘 키운 이의 이름이 적혀있는 건강한 사과 한 상자를 앞에 두고
가격표를 몇 번이나 보고 또 보며 망설인 끝에
결국 양손을 크게 벌려 가슴 가득 들고 돌아오는 길에
현실이 나를 속일지라도
매번 포기하는 방법만을 당연하다 여기진 말아야지 생각한다.
완전히 그리하진 못하더라고
10번 중 1번이라도
100번 중 1번이라도
원하는 것, 착한 것, 떳떳한 것을 택하자 마음먹는다.
그렇게 조금씩
완벽하진 못하더라고
그러한 경향을 품고
꿈꾸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제법 내가 바라던 어딘가에 서있을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