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서울을 떠나 살아본 적이 없는 서울 촌사람이에요.
북적거리는 도시는 가끔 버겁지만 빽빽한 건물과 발 디딜 틈 없는 거리, 웅성대는 사람들조차 나에게는 멀어지면 금세 그리워지는 고향의 풍경이죠.
나는 많은 순간 혼자이고, 그 상태를 좋아하고, 그 안에서 편안함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혼자이기만 하고 싶진 않습니다.
이상한 심보일지도 모르지만
혼자이면서도 혼자이고 싶지 않죠.
그래서 나는 내 고향 서울에서 그런 은신처를 찾아요.
혼자이면서도 혼자이지 않은 공간,
나에게 비교적 안전하고 호의적인 은신처.
그런 곳을 찾아, 사람들 사이에 숨곤 합니다.
이제 그 장소의 기록을 하나씩 남겨볼까 합니다.
혼자 있지만 혼자는 아니었던, 은신의 기록.
나에게 무해한 공간에서, 나에게 안전한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