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묵었던 칸 게스트하우스의 친절한 주인아저씨가 근처의 역까지 차를 태워 데려다주셨다. 여행지에서 기꺼이 친절을 베푸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나의 팍팍함을 비춰보며 반성하게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건물 입구에 유리문을 열 때, 뒤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오다가 내가 문을 잡고 선 사이 슬쩍 들어오는 이를 얄미워한 적이 많다. 그런 무임승차에 괜스레 화가 올라와서 일부러 문을 빨리 놓아버린 적도 많다. 타인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그 몇 초의 친절함조차 쉬이 바닥나 버리는 탓이다. 딱 그 5초 의 따스함이 나에게 있었다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텐데.
소도시의 작은 역, 종이로 된 표를 역무원에게 보여주니 역무실에서 나와 계단으로 건너 반대편 플랫폼에서 오는 기차를 타야 한다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째, 사람의 다정함에 마음이 녹아든다.
오가는 이라고는 나와 친구뿐인 카모지마역에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비춘다.
누군가 곱게 뜨개질한 방석이 의자마다 놓여있다.
이렇게 세 번째.
이토록 귀여운 마음이라니, 한 올 한 올 곱게 짜인 다정함만으로 이 역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