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거짓말

by 김희진
팍팍한 사회생활


광화문에서 한 아저씨가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고 있다.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부으며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 외친다.

무교인 나는 종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저씨가 저렇게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다가 지옥에 가면 어떡하나 싶은 염려가 들었다.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던 꿈이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로 바뀐 것이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다.

겁도 많고 게으른 데다가 어디 하나 뛰어난 구석도 없어서 그저 남들 하는 대로 눈치 보며 흐르는 대로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어느 순간 주변을 살펴보니 나만 멍하니 동떨어져 있었다.


웬만하기가 저만치 어려웠다.


내 장례식장에 초대할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몇 명의 얼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가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검정 머리끈과 같은 관계들이 수두룩하다. 함부로 사용하다 쉽게 잊어버렸던 사람들...


사람에 대한 자그마한 존경심을 품는 일이 왜 이리 힘들었을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만의 장점을 알아보고 그 나름의 존재를 존경하자는 다짐은, 매일 옅어져 만가는 마음속의 헛헛함일 뿐이었다.

그러면서 모나고 못난 부분들은 왜 이리도 잘 보이던지...

매번 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마음속으로 상대방을 끌어내리고 흠집 내며

'결국 너도 별 볼 일 없는 그저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일만을 평생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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