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결혼식에서 '부케 받는 친구 역할'을 맡게 되었다.
결혼식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몇 주전부터 내심 마음이 쓰였다. 변변한 정장 한 벌 없는 점과, 부쩍 정장이 어울리지 않는 건장하고 살진 체형이 된 점, 무엇보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역할은 선천적으로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이번이 아니면 언제 부케를 받아 보나 싶어 용기를 내기로 했다.
하지만 나의 물색없는 긴장이 민망하게도,
부케를 받고 신랑 신부와 함께 촬영하는 일은 단 몇 분도 걸리지 않았다.
간과했던 점은 결혼식에서 부케 받는 친구 역할은 그저 엑스트라 중 1번 정도? 혹은 행인 1 정도의 역할이었던 것이다.
문득, 결혼식의 주인공이 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남의 결혼식에서 박수만 치다가 마지막을 맞는다면,
내 인생은 미완성으로 남는 걸까?
서른이 넘은 여자로서
한 때는 아직 어려서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결혼을 안 해서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결혼한 친구들은 아직 아이를 안 낳아봐서 모른다고
그러나 늙으면 나이가 많아 모른다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나이가 들고 아이를 낳은 유부녀가 된다면,
그때는 뭘 알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알아야 할 무엇인가'를 알게 되려나?
만약 그때가 온다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넌 어려서, 결혼을 안 해서, 애를 안 낳아봐서, 애를 덜 키워서 모른다고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결국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