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프로젝트_9. 온도 by희진

by 김희진

SNS만 보고 나를 꽤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난감해진다.

"글 올린 거 보니 우울해 보이던데 무슨 일 있어?"

"사진 보니 좋은 데 많이 다니는 것 같던데 요즘 잘 나가봐."

사진은 좋고 행복한 기억만 남기게 되니까 그렇지, 글은 언제나 감정보다 더 기쁘거나 슬퍼지니까 신경 쓰지 마.

근황이라는 건 사실 사진 한 장, 글 몇 줄로 정리될 수 없잖아. 그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복잡 미묘하니까.

SNS 속의 나와 현실 속의 내 삶이 온도차가 벌어진다.

나에게서 나온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나를 대변하진 않아. 그 간극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애초에 설명할 필요가 없으려나.

SNS 속 몇 줄로 나를 잘 안다고 착각하진 말아요.

내가 당신 생각 같진 않을 거예요. 아마도 훨씬.

당신에 대한 내 생각이 어긋나듯이.

우리는 서로의 행복을 탐닉하며 괴로워하고, 서로의 우울에 공감하며 제법 가깝다고 여기지만, 가상세계에서 나누었던 친밀감을 현실 세계로 꺼내 두었을 때, 갑자기 식어버릴 것을 알고 있어도 그 온도차를 확인할 일은 없겠죠.

우리가 아마 진짜 만나는 일은 없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