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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은마음 Nov 21. 2021

죽음이 가까워지는 나이

40대가 되고 가장 달리 느껴지는 건, 죽음이 더 이상 멀지 않다는 것이다.

주변 지인들, 건너 건너 지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노라면 죽음은 바로 내 옆에 자리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런데도 항상 사소한 문제에, 걱정에 휩싸여 그 불안감에 집어삼켜질 듯 괴로워하는 내 꼴이 참 우습다.


어린 시절에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죽음'이라는 단어 조차 떠올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른들의 가르침에 죽음이란 안 좋은 것, 부정적인 것, 불운을 몰고 오는 것이라는 세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제 겨우 싹을 틔우는 어린 새싹들에게 굳이 삶의 어둡고 슬픈 면을 벌써 알게 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들이니 굳이 알게 하고 싶지 않은, 순수한 그 세계를 지켜주고 싶은 보호였을 것이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떠나보낼 땐 이루 말할 수 없는 허전함과 허무함이 밀려온다.


인생 참 별거 없다.

인생 참 허무하다.

인생 참 무의미하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 감정도 시간이 지나면 또 무뎌진다.

그러한 경험치들이 쌓이고 쌓여서 삶을 바라보는 자세도 꽤나 염세적으로 변한다.

그래야 현생을 또 살아가니까...

언제까지고 그 감정에 매몰되어 있을 순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살아서 무엇하나라는 나의 모습이 꼴 보기 싫어진다.

어쨌든 살아가고 있으니.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나의 삶이 주어져 있으니.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희망찬 밝은 내일을 꿈꾸는 그런 시절은 이미 지났다.

그렇다고 삶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던 그런 시절도 이미 지났다.


지금은 하루하루 온전한 나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노력하지 않는다.

그냥 내 힘닿는 만큼,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누군가에게 자랑하기 위해, 보여주기 위해, 또는 인정받기 위해 하는 일은 없다.

내가 스스로 만족하느냐, 안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뿐이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다 이 세상을 떠나길 바란다.

너무 힘을 주어 갑자기 부러질듯한 삶은 싫다.

너무 힘을 빼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삶도 싫다.





나로서 온전한 삶을 살다 잘 살다 간다고 한 마디 할 수 있는, 그런 삶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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