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된 후 후회할까 봐 걱정이라는 고교생

by 노형균

질문


"의예과에 진학하고 싶은 한 고등학생입니다. 의예과에 대해서 궁금해한지 몇 달도 채 안된지라 감히 이 길을 꿈꿔도 될지, 꿈꿔도 제가 이 길을 더 걸어갈 수 있을지.. 등등 많은 고민들이 생겨서 질문합니다.
혹시 현재 의과대학 재학 중이시거나 의사가 된 모든 분들은 자신이 의학이라는 이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후회는 안 하시나요? 몇 년 동안 계속 고된 공부를 하고서 쉼 없이 일을 해야 하는 게.. 한국 사회에서 성공이 제일 당연시 여기는 직업이지만 그 속에는 너무나 큰 노력이 필요한데 그 무한에 수렴하는 노력을 들여서 현재 위치까지 가신 게 허무하시던가.. 그러지는 않으시나요?"


답변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되는 게 인생이지요. 학생이 의예과 입학할 성적이 되어 의사가 된 후 후회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지만 의사가 힘들 거라고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한다면 후회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봅니다. 그런 고민은 의예과 입학 후 해도 늦지 않고 의예과에 입학하더라도 그런 고민할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의사가 되고 싶고 아픈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을 하고 싶으면 힘들어도 해내는 거고, 의사보다 더 자신에게 가치 있는 일을 발견하면 그쪽으로 가면 되죠.
참고로 나는 큰 틀에서 의사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한 후 그 길을 가면 됩니다. 그 길에 들어선 게 확실하게 후회되면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가면 됩니다. 그 길을 가보기도 전에 후회할지 말지를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물어보고 결정하려나 본데 사람마다 능력과 적성이 다르기에 남의 의견에 좌우될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가 진정으로 이 길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물어보기 바랍니다. 왜 이 길을 가고 싶은지도요. 내 생각엔, 학생의 경우 의사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그리 크진 않은 듯합니다. 의사가 되려는 열망이 큰 경우, 대개는 학생 같은 고민보다는 어떻게 하면 의예과에 입학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느라 학생 같은 고민을 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생이 원글에서 '한국 사회에서 성공이 제일 당연시되는 직업'이라고 했는데,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 다른데 학생이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돈, 명예, 권력 같은 것들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공'의 사전적 의미는 '목적한 바를 이룬다.'입니다. 만약 그 목적이 돈이라면 다른 길을 찾길 권합니다. 권력도 마찬가지입니다.
Ralph Waldo Emerson은 '성공'을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이라 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의사'는 그에 부합될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의예과를 가든 다른 과를 가든 본인이 목적하는 바를 먼저 확실히 설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히 지향하는 목적이 없으면 그냥 가고 싶은 과를 가면 됩니다. 세속적이든 아니든 '성공'에 이르는 길이 의사가 최선이 아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길로 갈지는 'Best Self'에게 물어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일은 동기가 순수할 때 그 결과가 좋다.'는 내 motto를 전하며 긴 답글을 끝맺습니다.
아무쪼록 고민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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