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차, 대추차, 쌍화차는 차일까요 아닐까요?

by wise

혹시 차를 좋아하세요? 커피는 어떠세요?

둘 다 음료 이상의 생활문화의 한 면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 신문기사에서 봤습니다.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는 약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약 152잔)의 2.6배 이상임에 비해, 차(茶)는 전 세계 상위 차 소비국들(예: 터키 3.1kg, 영국 1.9kg, 일본 약 1kg)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라고 합니다. 커피는 빠르고 자극적인 맛, 카페 문화 정착, 프랜차이즈 확산으로 일상화된 반면, 차는 준비 과정이 번거롭고, 맛이 약하며, 전통 이미지로 젊은 층과 거리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茶)를 글의 주제로 삼은 건 나름 차(茶)를 사랑하고 차(茶)의 올바른 문화를 계승해야겠다는 일종의 소명의식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차(茶)의 지식을 나눠볼까 합니다.


차(茶)와 관련된 행사를 1년에 두어 번 하는데 이때 방문하시는 분들이 이런 질문들을 하세요.

"유자차는 없나요?"

"시원한 오미자차가 있을까요?"

죄송하게도 '유자차, 오미자차, 대추차, 쌍화차...' 이런 부류를 정식 차로는 보지 않는답니다.





몸이 피곤할 땐 인삼차를 찾고, 겨울이면 대추차의 달큰한 향이 생각나고, 기운 없을 땐 쌍화차 한 잔으로 속을 달래기도 하지요. 그런데 차로 보지 않는다니, 이럴 수가 있나요? 이렇게 흔히 마시는 이 음료들이 차가 아니면 과연 진짜 ‘차(茶)’는 뭘까요?


조금 의외일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인삼차, 대추차, 쌍화차는 우리가 말하는 ‘차’는 아닙니다.

‘차’라고 하면 보통은 차나무(Camellia sinensis)의 잎이나 싹을 가공해 만든 음료를 뜻합니다. 이 찻잎으로 만든 음료는 발효 정도에 따라 여섯 가지로 나뉘고 이들을 ‘6대 다류’라고 부르지요.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를 들어보셨나요? 곧 이들 '6대 다류'를 소개할 테니 우선 앞의 이야기부터 마무리 짓겠습니다.


그렇다면 인삼이나 대추, 한약재를 넣어 만든 음료는 무엇일까요?

이들은 찻잎이 아닌 재료로 만들어진 ‘대용차’ 또는 한방에서는 ‘약차’, 혹은 ‘탕(湯)’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인삼차는 면역력과 기력 회복을 위해 인삼 뿌리를 달여 마시는 보양 음료입니다. 대추차는 잘 말린 대추를 끓여 그 달콤한 맛과 향을 즐기는 과실탕입니다. 쌍화차는 숙지황, 당귀, 감초, 천궁 같은 여러 한약재가 들어가 피로할 때 찾는 한방 보양차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이들을 모두 ‘차’라고 부를까요?

그건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시는 음료를 전통적으로 ‘차’라고 불러온 문화적 습관 덕분이에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도 비슷한 표현을 쓰곤 하지요. 그러니 인삼차나 대추차를 ‘차’라고 부른다고 해서 틀린 건 아니지만 차의 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면 찻잎에서 비롯된 진짜 차와 대용차를 구분해 보는 일도 꽤 흥미롭답니다.


차(茶)의 세계는 생각보다 훨씬 넓고 다채롭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차’라고 부르는 음료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앞에 놓이게 되었는지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한 잔이 훨씬 특별하게 느껴지질 겁니다. 찻잎에서 우러난 음료는 ‘차’, 그 외의 재료로 만든 음료는 ‘대용차’라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결국, 이름보다 중요한 건 어떤 마음으로 그 한 잔을 마시는가 아닐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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