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잎과 티백은 무엇이 다른가요?

by wise

1908년, 뉴욕의 한 고급 식료품점에서 벌어진 우연한 실수 하나가 오늘날 우리가 쉽게 차를 마실 수 있는 방식을 만들었습니다. 상인 토머스 설리번은 고객에게 찻잎 샘플을 보내며 실크 주머니에 담았는데, 고객들은 그 주머니를 포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뜨거운 물에 넣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티백’입니다. 처음엔 실크, 그다음엔 거즈, 종이, 그리고 오늘날의 다양한 형태로 진화한 티백은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익숙한 차 마시는 방법 중 하나가 되었죠. 찻잎으로 직접 우리는 차와, 티백 하나를 톡 넣어 마시는 차.

둘 다 분명 차이긴 한데 맛도 향도 뭔가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지요.

“찻잎이 더 좋은 걸까? 티백은 편하긴 한데…”

이런 궁금증 누구나 한 번쯤은 가져보셨을 거예요. 그렇다면 티백은 찻잎과 무엇이 다를까요?



� 찻잎은 ‘원형에 가까운 차’, 티백은 ‘간편하게 마시는 차’

찻잎(Loose Leaf Tea)은 말 그대로 찻잎 그대로의 모양을 유지하며 가공한 차입니다. 잎의 크기, 두께, 꼬임 정도까지 살아 있어서, 물에 우렸을 때 잎이 천천히 펴지며 향과 맛을 고르게 내뿜는 과정이 즐거움이자 매력입니다.

반면 티백(Tea Bag)은 잘게 부순 찻잎이나 가루 또는 파쇄된 찻잎 조각(fannings, dust)을 주머니에 담아 놓은 형태입니다.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스마트한 차’라 할 수 있어요. 처음 등장했을 땐 저렴한 찻잎 조각을 담는 용도로 쓰였지만 지금은 고급 찻잎을 담은 프리미엄 티백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형 티백은 공간을 넓혀 찻잎이 제대로 펼쳐질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향과 맛도 이전보다 훨씬 정교해졌죠.



�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찻잎은 물과 만나면서 잎이 천천히 풀어지며 복합적인 향과 깊은 맛을 만들어냅니다. 물의 온도와 우리는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섬세함이 있어, 차를 '경험’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어울립니다.

반면 티백은 짧은 시간 안에 맛과 향을 빠르게 우려낼 수 있도록 가공되어 있기 때문에 풍미가 단순하거나 금방 우러나는 경우가 많아 간단하고 깔끔한 맛을 추구합니다. 깊이보다는 효율에 방점이 찍힌 방식이죠. 물론 요즘은 고급 찻잎을 사용한 프리미엄 티백도 많이 나와 있어서 예전처럼 ‘티백=저가’라는 인식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 편하다고 덜하고 정성 들인다고 더 좋은 건 아니에요

찻잎을 덖고, 다관을 데우고, 천천히 우려내는 전통 방식이 있다면, 컵에 티백 하나 톡 넣고 바로 마시는 현대적인 방식도 있습니다. 전자는 정성과 시간, 후자는 실용과 리듬입니다. 어떤 선택이든 그 안에 담긴 나를 위한 ‘한 잔의 쉼’은 같습니다.

찻잎은 차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날, 티백은 잠깐이라도 나를 챙기고 싶은 순간에 어울립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오늘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나에게 잘 맞는 방식을 택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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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태도가 차의 맛을 바꿔요. 찻잎이든 티백이든 차를 마시는 순간만큼은 나를 위해 멈추는 시간입니다. 정성껏 우려낸 찻잎 한 잔도, 바쁜 하루 속에 건넨 티백 한 잔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다르지 않으니까요. 내가 선택한 그 한 잔을 따뜻하게 마시는 일, 그게 차를 즐기는 시작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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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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