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떠세요?

내 마음 들여다보는 중

by 힐링아지매




'좋아요, 좋습니다' 빼고 다른 말로 지금 기분 말해 보실까요.






당신들이 직접 입으로 분 풍선을 만지면서 느낌이 어떠냐고 물어보면서 '좋아요'라는 빼고 다른 말로 표현해 보시라고 하면 서로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어색해하신다.


다시 한번 재촉하면 그제야 '말랑해요' '매끈해요' '탱탱해요' '부드러워요' 등 다양한 표현들을 하신다.

어르신들이 감정 표현을 위해 사용하시는 단어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정말 좋아서 좋다고 하시기도 하지만 그저 습관처럼 좋다고 하시기도 해서 다양한 단어들을 활용하실 수 있게 연습을 시켜 드리는 것이다.







행복하세요?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행복하지' 라며 대답을 하시는데 그다지 진정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 가사가 있다.

나의 강의 마지막에 항상 함께 부르는 노래다.

이 노래를 부를 때는 꼭 두 세분은 두 눈이 촉촉해지신다.


평소 행복하다는 표현을 잘하지 않는 어르신들이다.

꼭 말로 해야 아나? 보면 알지. 그런 시대를 지나오신 분들이 스스로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는 잘 없다.

실제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행복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계실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나는 기어이 본인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큰소리로 말하게 하면서 행복하고 귀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 드리는 것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면 행복해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어르신들에게 드리는 선물처럼 나의 미션처럼 꼭 하는 의식이 되었다.






돼지국밥 어떠세요?


", 좋다."


뭐 드시고 싶은 것 있어요?

"뭐 그냥 너거 묵는거 묵으면 된다"




돼지고기를 드신 날은 꼭 설사를 함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자식들과의 외식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그냥 좋다고 하신 거란다.


"어머니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아무거나 너거 묵는거, 너거 좋아하는 거 묵자"


내가 아니라 자식들에게 맞춰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만 자식들은 엄마가 돼지고기를 드시면 설사를 하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계속 모르게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어르신들에게 '자식들은 앞으로도 자기들이 먹고 싶은 거 먹을 기회가 우리보다 많으니까 드시고 싶은 거 먹자고 하셔요'

'말하지 않으면 자식들은 영원히 몰라요'라고 말씀드리면 '아이고 맞네' 하시면서도 자식들과 함께 하는 외식에는 분명히 또 똑같은 대답을 하실 거다.


"자식들 걱정만 하지, 그래서 말 안 해"

"말한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는데 말라고(뭐 하려고) 말해, 안 해"








우리는 폐쇄형 질문에 길들여진 세대다.

개방형 질문으로 '어떠세요?'라는 질문에 답하기가 쉽지 않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굳이 내 색깔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도 하고 '좋다'라는 말은 언제 어디서나 잘 통하는 패스워드 같은 것이도 하고 나의 감정이나 느낌을 있는 그대로 말을 하면서 살아온 세대가 아니기도 하다.


어쩌면 그런 표현을 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으며 자랐는지도 모른다.

남자가...

여자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긴 시간을 우리는 가스라이팅을 당하면서 살아온 것이다.


시대가 바뀌고 문화도 변하고, 변해도 너무 빨리 변하고 그 빠른 속도를 쫓아가기엔 벅찬 일들이 많다.


그래서 세대 간의 갈등이 생기고 오해와 불통로 상대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어르신들은 더 깊은 우울감과 외로움으로 힘들어하시는 것을 많이 봤다.

(모든 어르신들이 다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현장에서 나오는 단편적인 경험임을 밝힌다.)







감정이나 기분 표현이 서툰 것이 비단 어르신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감정 표현에 몹시 서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글쓰기임에도 그 역시도 쉽지 않다.

'어디까지 솔직해질 수 있을까'에서 말한 것처럼 내 감정과 느낌을 솔직하게 글로 적어내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자식들에게 서운했을 때, 억울하게 오해를 받았을 때, 전혀 엉뚱한 해석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때, 욕지기라도 하고 싶은데 어떤 소리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 그런 시간들을 그냥 막 글로 라도 쓰고 싶은데...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소심함과 이왕이면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내 발목을 잡는다.


말로 하지 못하는 표현이 글이라고 잘 될까만... 그래서 답답하 그럼에도 쓰고 싶다.


일단,


오늘 아침에 '이지아' 가님의 '댓글부적'에서 읽은 것처럼 일단

"그냥 쓰고 보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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