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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링씨티 Jul 02. 2023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는 너에게

너에게 선물하는 축사

안녕 ㅎㅈ아,


삶의 새로운 시작점에 서있는 너에게 무슨 말을 해주는 게 좋을까 고민이 많이 되더라.

눈물이 너무 많은 너라서 미리 울리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으니까 담백하게 갈게.


원래 이런 건 좀 서프라이즈로 해야 멋있는 건데... 내 편지는 너 때문에 낭만을 잃었어... 그것만 알아 ㅋㅋ


네가 친구로서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지 벌써 스무다섯 해가 훌쩍 넘었어. 남들 다 하는


입시 공부를 하고,

대학생활을 하고,

사랑을 하고,

여행을 하고,

취업을 하고,

이직을 하고,

작별을 하고.


살면서 서로 가장 힘든 순간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항상 옆에 있으면서 우리 진짜 많이 같이 웃고 울었더라.


그래서 내가 오늘 축하하러 먼 길 와준 이 많은 하객분들 앞에서

너의 인생의 산 증인으로서 이 축사를 할 자격은 충분히 있는 것 같다. 그치?


긴 세월이 흘러가는 동안 넌 변한 듯하면서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


겁 많고, 정 많고, 눈물 많고, 애교 많고, 웃음도 많고, 사랑도 많고.


ㅎㅈ아, 난 너를 통해서 누군가를 진짜 사랑하는 법을 조금은 배운 것 같아.


너는 주는 것보다 받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글쎄 생각해 보면 나는 너한테 받은 것들만 한 가득이더라.


(다들 아시다시피) 너는 누군가를 정말 많이 웃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고,

너는 누군가를 가슴으로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고,

너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고,

너는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해 줄 줄 아는 사람이거든.


비록 센스가 없는 부분도 좀 있지만 그건 오늘 여기서 굳이 말하진 않을게 ^^

사람이 다 그렇잖아요 어떻게 좋은 면만 있어요 ~ 그렇죠?ㅋㅋ


ㅈㅇ씨,


우리 ㅎㅈ이 예뻐해 주고 아껴주고 사랑해 줘서 진심으로 고마워요.

ㅈㅇ 씨가 우리 ㅎㅈ 이를 대하는 모습 보면서 가족들 다음으로 마음 놓인 게 저예요.

얼마나 고맙고 고맙고 고맙고 고마운지.... 그 마음 변치 않길 바라요.

 

그리고 말이죠, 혹시나 하는 말인데 이런 중대한 인생 결정에 재선택 같은 건 없어요...

반환 같은 건 안되니까 혹시라도 아직 망설여진다면 지금 식장 밖으로 나가주세요 ㅋㅋㅋ


(마지막 기회를 놓치셨네요 ^^ 후회하지 않을 거라 맹세했습니다?)


장난이고... 사람 사는 일이란 게 모르는 거니까 가끔씩 트러블 있는 날에 저한테 연락 주세요.

제가 심판 제대로 봐드릴게요. 아마 거의 ㅈㅇ 씨 편 들어줄 거예요 저는.


ㅎㅈ아, ㅈㅇ씨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왜 축하 메시지 같은 거 보낼 때 '꽃길만 걸으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

저는 그 말이 참 별로더라고요. 말이 안 되잖아요.


두 사람 앞에 항상 좋은 일만 있었으면 하는 마음은 그 누구보다 간절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 인생이잖아요.

조금은 더 현실적으로 축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서로가 서로의 집 같은 안식처가 되어주길 바랄게요.

너무 힘든 순간이 와도 서로를 마음으로 안아줄 수 있길 바랄게요.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도, 가장 힘든 순간도 이제부턴 곁에서 함께하면서 울고 웃을 수 있길 바랄게요.


제가 ㅎㅈ이랑 25년 넘게 그렇게 지내봤거든요?

근데 정말 든든하고 즐겁고 행복했어요.

그래서 저는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ㅈㅇ씨도 저못지 않게 운이 정말 좋으시네요.


이 선택에 절대 후회 없을 거예요. 적어도 저는 그랬어요.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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