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 커피, 제대로 알고 골라마시기
과거에 커피가 발암물질로 구분되었다가 몇년 전에야 재분류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커피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cinogenic to human)’ 그룹 2B에서 제외시키고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는 그룹 3에 포함시켰습니다. 1991년부터 25년간 ‘인체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어왔던 커피의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초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을 다시 한번 충격에 빠트리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서 '스타벅스를 포함한 대형 커피회사들은 커피 컵에 커피의 발암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문을 부착하라'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도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혜택과 유해성 사이 끊임없이 상충하는 견해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 무엇이 진실일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최근 뉴트리션팩츠에서 커피의 로스팅(Roasting) 정도, 산도(Acidity)에 따라 각각 파헤쳐 본 영상 두 편을 리뷰해보시죠!
연구에 따르면 라이트로스팅 커피 속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화합물의 양은 다크로스팅 커피와 비교 시 2배가 높았는데요, 즉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일부 화합물은 로스팅 프로세스에 의해 파괴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로스팅 정도에 관계없이 종이 필터를 이용하면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커피 작용의 95%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크로스팅은 커피 속에 99.8%의 농약성분을 제거할 수뿐만 아니라 강력한 신장 독소로 곰팡이를 발생시킬 수 있는 오크라톡신(ochratoxin)로부터의 곰팡이 오염의 90% 이상을 제거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얼핏 보면 다크로스팅이 더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다크로스팅은 커피 속 항산화와 항염증 작용을 하는 식물성 영양소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을 거의 90%까지 파괴할 수 있으며, 로스팅 시 생기는 발암물질이자 DNA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는 라이트로스팅보다 최대 4배 이상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단점들이 있습니다. 더 나가서 살펴보면, 정말 진한 다크로스팅 커피 한 컵에는 화합물 중 가장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벤조피렌(benzopyrene)이 최대치를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중간 정도로 구운 닭고기 1인분에는 이 최대치의 1,000 배를 넘기는데, 거기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요 ^^ 아무튼 그래서 사람들은 로스팅 정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라이트로스팅과 다크로스팅 중 어느 쪽이 더 나은 지는 실험을 통해 알아봐야겠죠? 한 달 동안 30명에게 같은 커피빈으로 볶은 라이트로스팅과 다크로스팅 커피 2컵을 매일 무작위로 마시도록 했습니다. 정상 체중 군에서는 유의한 체중 변화가 없었지만 다크로스팅 커피를 마신 과체중군은 라이트로스팅 커피를 마신 과체중군에 비해 6파운드(2.7kg)의 체중을 감량했습니다. 이 연구는 다크로스팅 커피가 라이트로스팅 커피보다 체중 감량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로스팅의 정도에 따라 이점도 단점도 달라지는 커피를 마실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될 것 같습니다. 로스팅은 이 정도로 마무리 짓고 다음 질문!
커피의 산도는 역류성 식도염과 소화불량에 어떤 영향은 미칠까요?
과연 저산도 커피는 위산 역류를 덜 일으키나요?
일반적으로 저산도 커피는 속쓰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설이 있습니다. 이건 정말 사실일까요?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연구결과가 나온 논문의 인용구는 저산성 커피 제조사인 Puroast Coffee의 데이터를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비를 지원한 회사도 같은 회사입니다. 그 회사 웹사이트에선 'Puroast사의 저산도 커피를 마실 때 혜택은 위산 역류, 속쓰림 또는 소화불량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거의 즉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설문조사에 참여한 고객의 90% 이상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를 그냥 믿어버리기 전에 그들이 '저산도'라는 부르는 것이 '위산'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저산도란 로스팅을 너무 오래 해서 커피빈 속 유익한 식물성 영양소인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을 더 많이 파괴했다는 말입니다. 클로로젠산은 커피의 핵심 영양소로 항산화제, 폴리페놀, 파이토뉴트리언트가 풍부하여 항당뇨, 항암효과, 항염증 작용과 비만을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건 마치 오렌지 주스 회사가 비타민 C를 파괴한 다음 자기네 주스를 "낮은 산도"라고 광고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은 커피 속 핵심 영양소의 일부를 파괴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자랑스러워하는데 바로 이게 저산도 커피를 만드는 회사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BUT! 이것이 위장의 불편감을 덜어 준다면 그럴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그래서 30명의 커피에 민감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이중 맹검한 교차 연구에 참여시켜 속쓰림과 위산 역류, 소화불량을 평가해봤습니다. 두 그룹으로 나눠 Puroast 브랜드의 저산도 커피와 전통적으로 로스팅한 일반 스타벅스 커피를 비교하여 먹어봤습니다. 그 결과, 두 커피 모두 대상자의 90% 이상에게 속쓰림, 위산 역류, 소화불량을 유발했습니다. 공복, 식후 여부에 관계없이 두 커피 사이에 속쓰림, 위산 역류, 소화불량의 빈도와 중증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산도 커피는 커피에 민감성을 가진 사람들의 증상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 실험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하나 상기시키네요.
우리에게 무언가를 팔려고 하는 누군가의 주장을 그냥 믿어서는 안된다
이 글은 생활습관의학을 선두 하는 뉴트리션팩츠(https://nutritionfacts.org)에서 제공하는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작성된 내용입니다. 뉴트리션팩츠는 닥터 그레거가 설립한 기업의 광고와 후원이 전혀 없는 비영리적 기관으로써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지원한 자원봉사자들과 20명의 연구원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습니다. 상업적인 광고기사나 기업의 후원으로 발표된 논문들을 걸러낸 이런 투명한 건강정보들이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접해야 하는 건강에 대한 진실입니다. 저는 수년간 헬스케어 업계에 종사한 의료인으로서 현재 뉴트리션팩츠에서 한국어 번역 자원봉사중인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전문 코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