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 봤다. 그래서 끝났다.
최근 두쫀쿠가 화제다.
인터넷에 두쫀쿠 먹었다, 만들었다가 계속 뜬다.
두바이 쫀득 쿠키. 줄이면 두쫀쿠. 이름부터 숨 가쁘다.
내가 활동하는 온라인 카페에도 글이 올라왔다.
“재료를 샀다.”
“품절이라 비싸다.”
열풍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관심 없었다.
두쫀쿠는 남의 일일 줄 알았다.
엉뚱이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친구들이 두쫀쿠 먹었대. 나만 안 먹어 봤어.”
아. 딱 걸렸다.
나는 일단 내 의견을 들려주었다.
“사실 엄마는 관심 없어. 너 어릴 때 애들 사이에 유행했던 캐릭터 있지?
그거 지금은 애들이 안 갖고 놀잖아. 너는 그걸 어떻게 생각해?”
아이가 대답했다.
“아무 상관 없지. 난 그거 관심 없었어.”
“바로 그거야.
선풍적인 인기를 따라 다 하려고 하면 비용도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고,
판매하는 쪽만 좋은 거지.
그래도 먹어 보고 싶어? 어떡할래?”
“한 번만 먹어 볼래.”
나는 베이킹은 못 한다.
그러니 사 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갑자기 피로감이 느껴졌다. 어디 가서 사야 하나.
이미 결정은 끝났고, 남은 건 동선과 머리 굴리기였다.
유행이 디저트가 아니라 숙제가 되는 순간이었다.
아이를 학원에 들여보내고, 학원 근처에서 유명하다는 제과점으로 갔다.
더 가까운 프랜차이즈 제과점도 있었지만,
‘두쫀쿠’가 아닌 유사 제품을 판다고 써 붙여 놨길래 지나쳤다.
진짜면 진작 크게 써 붙였을 것이다.
딸랑.
“어서 오세요.”
나는 매대를 훑었다.
없었다.
“혹시 두쫀쿠는 안 파나요?”
“아— 1시간 후에 나오는데 여유가 많진 않고… 두 개 드릴 수 있어요.”
나는 실물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 채 선결제를 했다.
집에 갔다가, 학원 끝난 아이를 데리고 다시 와서 받아왔다.
내가 받아 가는데 마침 어떤 아주머니가 또 물었다.
두쫀쿠 있나요?
남는 게 없다는 점원 말에 아주머니는 내일 예약을 했다.
표정과 말투를 보니 그분도 본인이 먹으려고 사는 건 아닌 듯했다.
그 표정은 ‘내가 먹고 싶다’가 아니라 ‘해내야 한다’였다.
유행은 사람을 프로젝트 수행자로 만든다.
가격대가 꽤 높아서 개당 크기도 클 줄 알았다.
그 짧은 기대가,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유일한 낭만이었다.
기대는 역시 몰라서 생기는 것이었다.
쿠키라더니 떡이었다.
이름은 쿠키, 실물은 찹쌀떡의 사촌.
내가 결제한 가격으로 예상한 크기의 절반도 안 되는 크기였다.
사람이 작아지는 쪽은 늘 빠르다.
나는 집에 와서 아이에게 인증 숏을 찍고 먹으라고 했다.
아이에게 한 개.
나머지 한 개는 우리 부부도 ‘먹어 봤다’를 말하기 위해 반씩.
절반 잘라서 먹어 보니 쫀득한 겉부분은 매우 얇고,
딱딱하게 씹히는 작은 알갱이들이 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바삭하다면 바삭하고, 딱딱하다면 딱딱한 재료.
정체가 궁금해서 레시피를 찾아봤다.
마시멜로우, 카다이프 면, 코코아 파우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바삭한 알갱이의 정체는 카다이프 면이었다.
대단치 않은 재료에 비해 가격이…
‘어마무시’했다.
하지만 이미 미션은 완료됐다.
아이에게 물었다.
“먹어 보니 어때?”
아이가 대답했다.
“너무 달아. 다음엔 안 먹을래.”
그렇다.
유행은 빠르고, 주머니는 더 빨리 빈다.
저녁 퇴근길, 남편이 전화를 했다.
“저녁 먹었어?”
“우리 두쫀쿠 먹어서... 밥 생각이 안 나. 아직 안 먹었어.”
“내 거는?”
“……”
디저트에 관심 없던 남편도 두쫀쿠는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 이미 돌았나 보다.
“두 개밖에 못 샀는데,
한 개는 엉뚱이 주고,
한 개는 우리 둘이 나눠 먹으려고 샀어.
자기 거 반 개 있어. 와서 먹어.”
“응, 알았어.”
‘아냐, 됐어.’라고 할 줄 알았는데.
유행은 정말 빠르다.
남편은 더 빠르다.
반 개 남겨 둬서 다행이었다.
추신.
아이 친구들의 피드백은 더 빨랐다.
바로 답장이 왔다.
“헐, 너 그거 어떻게 샀어?”
“우리 엄마가 빵집에서 사 왔어.”
“그거 금세 품절이라 빵집에서도 사기 어렵대—”
오늘 나는 주머니 운은 나빴고,
타이밍 운만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