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나 시골 내려가면 뭐 해?”
“공부해야지.”
“무슨 공부를 하려고?”
“작년에 시험 보다가 떨어진 스포츠지도사 시험.
그거 취득해서…”
“그거 따서 뭐 하려고?”
“엄마한테 필요한 운동을 스스로 처방하고,
엄마가 건강해지면 엄마 같은 암 환자분들 도와주려고.”
“헬렌 켈러 아니야? ㅎㅎ
엄마 꼭 건강해져.”
아빠와 아이를 보내고, 스타벅스에 앉았다.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다시 기록을 시작한다.
내가 나를 알기 전에는
아무리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걸
한참이 지나서야 알았다.
생리학 문제를 다시 풀다 보니
‘수축’ 문제가 나온다.
신장성 수축은 버티면서 근육의 길이가 길어지는 수축이며,
속도가 빨라질수록 더 큰 근력을 발휘한다.
단축성 수축은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며 힘을 내는 수축으로,
속도가 빨라질수록 발휘되는 힘은 줄어든다.
등척성 수축은 근육 길이 변화 없이
자세를 유지하는 수축이다.
이걸 스쿼트에 비유하면,
신장성 수축은 내려가는 구간이다.
몸무게와 바벨이 아래로 끌어내리고,
대퇴사두근과 둔근이 길어지며 브레이크를 건다.
무게가 늘어날수록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은 커지고,
몸은 더 빨리 내려가려 한다.
버티는 힘이 강할수록 신장성 수축은 깊게 작용한다.
바닥에서 다시 올라올 때는 단축성 수축이 일어난다.
같은 속도로 움직이더라도
근육은 짧아지며 힘을 내기 때문에
신장성 수축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근비대를 위해서,
그리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떨어지듯 내려가는 동작은 권장되지 않는다.
서른여섯에 유방암이 재발했었고,
엄마는 폐암 수술을 했었다.
이제는 순탄대로만 걸을 줄 알았던 인생에
살면 살수록 더 큰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쿼트 무게에 짓눌려
빨리 해치우려 하지 않는 연습을 한발자국씩 했던 것처럼 삶을 빨리 해치우려 하지 않았다면,
숨 가쁘게 달리지 않았다면,
조금은 덜 무너졌을까.
툭 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버티는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