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도대체 문은 왜 잠그는 거냐고!!!
10분 넘게 문 두드리다 들어온 남편이 성질을 낸다.
남편이 교대근무로 집에 없는 날이면, 나는 문을 한 번 더 잠그고 잔다.
다음 날 남편 퇴근 시간쯤 일어나 문을 열어둬야 하는데,
주말엔 깊게 자다 보면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다.
아이도 파자마파티를 가고,
토요일 한정 자유부인이었다.
혼자 있는 시간의 정적.
잠깐이라도 즐기고 싶었던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양껏 자고 일어나면 현실 복귀.
문 잠갔다고 한 소리 듣고, 아침 챙겨 먹고, 역학 강의를 튼다.
운동학, 운동역학.
처음 들었을 땐 외계어 같던 단어들이 이제는 들린다.
퇴근하고 들어온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교대근무 탓인지, 누워 자는 것보다 쪽잠이 익숙해진 사람.
한편으로는 짠하다.
“어디야?”
“스벅이지.”
“뭐해?”
“책 보지.”
“밥은?”
“이따 운동하고 먹어야지.”
“그럼 헬스장 앞에서 만나. 외식비 남은 걸로 사 먹자.”
남편이 자는 걸 보고 가방 챙겨 나왔다.
조용히 글 쓰고 책 보려는데 전화가 온다.
같이 쉬는 주말이니 저녁은 함께 먹자고.
헬스장에 도착했다.
“어제도 나오고, 오늘도 나오고, 그제도 나왔네요.”
“그제는 고기 먹었잖아요. ㅎ”
롤링머신 500m,
무중력 머신 500m.
동쌤이 옆에 와 말을 건다.
예전엔 운동하러 갈 때마다 얼굴이 굳어 있었고,
말을 걸면 쏘아붙이기 일쑤였다.
지금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2년의 변화다.
오늘은 긴장하면 제일 먼저 올라가는 어깨 운동.
헹잉 레그레이즈
– 어깨 내리고, 가슴 들고, 무릎 올리기
덤벨 숄더프레스
– 덤벨 수직 유지, 균형 찾기
오버헤드프레스
– 코어 힘, 수직 방향, 가슴 들기
페이스풀
– 발 누르기, 수축 깊게, 가슴 열기
케이블 스탠딩 컬
– 팔꿈치 고정, 손목 꺾이지 않게, 균형 유지
한발 푸쉬업
– 코어 힘, 수직으로 내려갔다 올라오기
결국 오늘의 포인트는 같다.
코어 힘.
어깨 내리기.
발 누르기.
수직 방향.
운동을 마치고 남편을 만났다.
“낙지 먹자.”
“난 김치찌개 먹을 건데.”
“먹고 싶은 거면 왜 먹자 한 거야!”
“알았어. 김치찌개 먹자.”
반찬이 맛깔나게 나오는 김치찌개집.
돼지고기 듬뿍, 밥 무한리필.
남편이 좋아하는 제육볶음까지 시켜도 예산 안에서 해결된다.
정해진 외식비 안에서 고르는 메뉴라 그런지 마음이 편하다.
“일주일 사용 내역 보내줘. 가계부 정리하게.”
배부를 때 돈 이야기를 하면 덜 싸운다.
받을 거 받고,
다이소 들러 필요한 것 사고,
롯데마트에서 통큰데이 할인 고기까지 챙겨 집으로.
고기만 채워놔도 왠지 든든하다.
씻고, 일요일 드라마를 보고, 취침.
아쉬운 휴일이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