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예전엔 수업때 운동이 그저 따라 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하는 연습을 시작하고 있다.
어디가 불안정한지, 어떤 동작에서 약점이 드러나는지 생각하면서 보완점을 찾아보려 한다.
오늘 했던 동작도 그냥 나열하면 이렇다.
윈드밀, 동서남북 점프, 런지점프, 런지회전, 케이블 배꼽 회전, 케틀벨 스윙.
예전 같았으면
“와, 오늘 회전 많이 했네.”
“점프 힘들었다.”
“스윙은 하고 나면 뭔가 아쉬운데, 잘 모르겠다.”
그 정도로 운동하고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윈드밀은 그냥 몸을 비트는 동작이 아니었다.
몸통을 조절하면서 버티는 연습이었다.
옆구리와 몸통이 버텨줘야 하고, 고관절이 접히는 느낌도 알아야 하고, 어깨도 불안하지 않아야 한다.
덤벨을 든 팔이 꺾이면 안 되고, 주먹을 수직으로 밀어 올리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윈드밀은 회전이라기보다, 몸통과 고관절, 어깨가 같이 움직일 수 있는지 보는 동작이다.
동서남북 점프도 마찬가지다.
그냥 여기저기 뛰는 게 아니다.
착지할 때 내가 얼마나 흔들리는지, 좌우 차이가 있는지, 발목과 무릎이 버텨주는지 보는 동작이다.
점프를 크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착지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나한테는 “잘 뛰기”보다 방향을 바꾸며 “잘 내려오기”를 배우는 느낌이다.
런지점프는 솔직히 아직 교정보다 체크에 가깝다.
내가 한쪽 다리로 버티는 힘이 있는지, 좌우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착지하고 중심을 다시 잡을 수 있는지를 보는 동작 같다.
안정이 안 되는데 억지로 점프를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니까.
런지회전은
다리만 버티는 게 아니라 몸통까지 같이 써야 한다.
런지 자세에서 골반이 흔들리는지, 몸통이 같이 무너지는지, 회전이 들어가도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
런지 자세가 먼저 안정돼 있어야 회전도 의미가 생긴다.
불안하더라도 다리는 버티고 몸통은 조절되는 느낌, 골반과 가슴이 따로 놀지 않는 느낌.
그걸 배우는 동작 같다.
케이블 배꼽 회전도 비슷하다.
힘으로 확 비트는 게 아니라, 몸통을 통제하는 느낌이 중요하다.
배꼽 중심으로 돌아가는지, 허리가 아니라 몸통 전체가 조절되는지, 골반이 너무 같이 돌아가지는 않는지를 봐야 한다.
예전엔 케이블을 잡고 돌았겠지만, “아, 이건 고관절부터 몸통 회전 조절을 배우는 거구나” 를 조금씩 배워 나간다
케틀벨 스윙은 더 분명하다.
허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힘을 쓰는 연습이다.
스쿼트처럼 앉는 게 아니라 힙힌지 패턴을 쓰고, 팔로 들어 올리는 게 아니라 엉덩이로 튕겨 올리는 감각을 만들어야 한다.
몸통과 둔근이 연결되는 느낌이 나야 하고, 허리로 젖혀버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스윙은 단순히 힘든 유산소 비슷한 게 아니라, 나한테는 둔근과 힙힌지를 배우는 동작이다.
오늘 루틴을 크게 묶어보면 세 가지였다.
회전, 착지와 균형, 그리고 힌지와 둔근.
윈드밀, 런지회전, 케이블 배꼽 회전은 회전을 보는 날이었고,
동서남북 점프와 런지점프는 착지와 균형을 보는 날이었고,
케틀벨 스윙은 힌지와 둔근을 보는 날이었다.
예전엔 운동을 그냥 받았다면,
이제는 운동을 조금씩 이해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이 동작이 왜 필요한지, 내 몸에서 어디가 안 되는지, 뭘 조심해야 하는지.
그걸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남의 루틴이 아니라 조금씩 내 것이 되는 기분이다.
아직도 모르는 날이 많다.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버벅이고, 여전히 자세가 무너진다.
그래도 이제는 안다.
운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 왜 하는지 알고 하는 쪽으로 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