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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Feb 07. 2021

나에게 요리란?

요리로 배우는 인생 






작년 1월 우리 집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초등학교를 가는 아이로 인해  오랜 사회생활의 마침표를 찍어야만 했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이 나한테 더 없이 좋은 시간이었지만  쉽지 않은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  내가 일을 쉬기 전까지 엄마가 아이를 봐주고 계셨으나 작지 않게 엄마도 몸이 안 좋아지시면서  살던 집으로 돌아가 살기로 하셨고,  나는  처음 일어나는 일들에  혼란스러움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받아 들여여만 했다.   아이의 초등학교 등교만이 혼란의 시작은 아니었다. 유행병처럼 돌기 시작한 코로나는 감기처럼 시간이 걸릴 뿐 금방 지나갈 줄 알았지만 아이와 나의 발을 집안에 묶어 두고 있었다.  


일한 다는 이유로 온 종일 밖에서만 돌던 나였는데,  일을 쉬면서 밖에 있는 시간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고  코로나로 아이와 복닦복닦 지지고 볶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뭐부터 해야 하는지  집안 일에 소질도 없었고  재미도 없었던 나였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밖에서 먹는 밥보다 집에서 먹는 밥이 많아졌고 자연스레 나는  집안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엄마가 해주는 음식만 얻어먹고 남이 만들어 주는 요리만 먹던 사람이 요리를 직접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아이가 먹는 반찬부터 아빠가 좋아하는 국물요리까지  서툴러도 하나씩  요리하는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요리 컷컷 마다 사진을 찍고 블로그에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이 어려운데 어떻게 할 수 있냐고 하지만 어렵지 않았다.  그저 먹고사는 이야기를 닮다 보니 하나하나 요리를 하면서 사진 찍는 것도 재미있었고 글을 쓰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인생의 즐거움이 되고 있었다.


나에게 요리란?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다 하고 사는  먹고사는 이야기가  별것 아닐 수 있다지만 그 별거 아닌 이야기가 사람을 변하게 하고 있었다.  

첫째, 나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사는 인생을 배우게 한다. 

엄마가 해주는 요리만  먹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만 돈을 주고 사 먹는 사람일 때는  내가 버는 돈으로 먹고 싶은 거 사 먹으면  열심히 일한 나에게 보상이라 생각했다.  엄마가 해주는 음식도  열심히 돈 벌어 엄마에게 주는 돈으로 엄마가 만들어 주니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생각해 보면 참 못되기도 못된 아이였다. 누군가는 힘들게 만들어준 음식인에  그런 음식이 당연하다니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었다. 


마트 가서 내가 내 손으로 음식 재료를 사고 나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함께 먹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같이 먹는 사람들도 맛있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하면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 보아야 하기 때문에  요리는  하나만 알고 살았던 나에게  더불어 함께 사는 인생을  배우게 한다.


둘째,  작은 것 하나에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티끌모아 태산이라 했다.  돈을 모으려 해도 작은 것 하나 아낄 줄 알아야 태산을 이룰 수 있다 했다.   돈을 절약해야 한 다는 것은 잘 알고 행하고 있었지만  유방암 수술과 작지 않은 수술들을 몇 번 하고  절약의 습관이 잘 지켜지지 않게 되었다.  힘들게 번 돈이지만  몇 번 아프고 나니 다 소용없다는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요새는 관심만 있다면 인터넷 검색만으로   어떤 물건이 싸고 저렴한지 알 수 있는대도 말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물건의 소중함을  잃어가기도 했고 인지 해야 함을 잃어버리면서  물건을 살 때 비교해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빨리 사서 집에 가는 게 중요했었다. 


요리를 하면 하나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세부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음식재료들을 정리하면서 작은 재료들을 챙겨야 한다. 어떨 땐 작은 재료 하나가 그 음식의 맛을 좌우하기도 한다.  작은 재료가 어디에서 사면 저렴한지 같은 가격이면 어디서 사는 게 좋은지 작은 재료가 떨어지면  시작은 마트에서 구입하지만 하나의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서  세 곳의 마트에 가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구입하기도 한다. 시작은 마트에서 종료지점은 시장일 때도 있지만 가격이 오르면 왜 올랐는지 가격이 내리면 왜 내렸는지도 궁금해하면서 구입해보니  세상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작은 것 하나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셋째, 무모한 돌직구 인생을  계획할 수 있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어떤 일이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것은 없다. 회사에  입사를 해도   단계적으로 성과를 밟아  승진을 하는 것이지 단숨에 사장이 되지는 않는 다.   그러나 그동안의 내 인생을 보면  어떤 일이든  멀리 보고 계획적으로 달려가야 하는데  단숨에 성과가 나오기 않는 다고 금세 포기했던 적이 많았다.  그렇게 해서 해보지 않았던 일보다 해보았던 일들이 더 많으니까......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일들을 하는 것보다는 한 분야를  주야장천 원하는 실력에 오를 때까지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  권투 선수가 몸집이 두텁고 경력만 만타고  싸움에서 이길 수 없듯이 시간과 노력만으로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전문가가 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자신만의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지 생각의 확장을 하고 그에 맞는 실행을 했을 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요리를 하면 할수록 미묘한 요리의 세계를 빠지게 하기도 하지만 요리는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다음을 계획하게 하며 변화시키기도 한다.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왜 요리를 하나고?  어느 집에나 다 있을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는 요리를 하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고 인생계획을 세우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에 오늘도 함께 먹는 요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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