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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Feb 14. 2021

코로나가 휩쓸고 간  초등학교 1학년  

코로나가 바꾼 일상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을 갈 때도 그랬고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갈 때도 아이에게는  설렘이 있었다.


 새로운 친구와 새로운 선생님과의 만남 그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처음 시작이었고  두근거리는 마음이 있었다,


학교 운동장 놀이터에서 뛰어도 놀고 싶고 소풍도 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20년 1월 우리 곁에 무심한 듯  찾아온  코로나는 아이의 꿈과 희망을 뺏어 갔다.  


 코로나는 추위가 지나고 꽃피는 봄이 오면 사라지길 바랬다.  부모에서 학부모가 되면서 아이의 입학식이 다가오자 집 근처 꽃집에 가서 입학식에 들 고갈 꽃을 예약도 했고 바래고 또 바랬던 내 바람이 코로나에게 전해지길 바랬으니까......


내 바람이  전해지지 않았는지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 때문에  입학식은 연기되었고 한 달 뒤 진행된 입학식은 온라인으로 하게 되었다. 온라인 입학식 스쳐 지나가듯 지나갔던지라 아이는 아직도 내가 입학식을 했는지 한 번씩 물어본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초등학교 1학년의  일상의 풍경들!!!  코로나 덕분에 나와 아이는   이것 말고도 해보지 않았던 것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1. 코로나 감염 여부, 출석체크

: 매일 아침 등교 시간 이전에 하이클래스 앱을 통해 코로나 감염 여부와 출석체크를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학교 등교날에는 제시간에 교실에 들어갈 수도 없고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는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만 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면 뭐 그리 죄지은 것도 없는데 떨리던지......


매일 아침 부산한 환경을 뒤로하고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던 출석체크와 감염 여부 체크 이제는 아이의 안전함을 확인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2. 개인 소지품 필수

:  한 번은 아이가 학교에 다녀와서는   개인 물컵을 챙기지 못해 학교 있는 시간 내내 물을 마시지 못했다고 한다.   


정수기 옆에는 일회용 컵이 있었을 텐데 물먹고 싶은 아이에게 머 그렇게 까지 하나 생각도 했지만  자칫 부주의로! 일파만파로 퍼진다면 그 일은  걷잡을 수 없기로 이해가 되기도 했다.



3. 집콕 놀이 증가

: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등교하기 시작했지만 잠잠해질 만하면 계속 증가하는 코로나 확진자 때문에 하이클래스 앱으로 부터 등교중지 문자를 받기도 했다.  


학교를   가지 않으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지만 그림 그리기  만들기 등 아이가 집에서 놀 수 있는 집콕 놀이도 늘어가고 있었다.  


덕분에 철없이 일만 할 때는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지만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4. 엄마는 집콕 요리의 달인?

:  아이가 집에 있으니 삼식과 간식을 챙겨 주어야 하는데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아빠도 집에 있는 날이면  매운 것 못 먹는 아이와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아빠의 조율점을 찾아야만 했고  요리의 요자도 모르던 엄마는 수도 없이 이것저것 여러 가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요리의 요자도 모르던 엄마는 하나씩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레 요리가 늘기도 했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간단 요리는 후딱 만들어 내기도  한다.


5. 소풍은 안녕 가족과 가는 체험학습 ok

:  유치원에 다닐 때만 해도  1학기 때만 소풍을 여러 번 다녀왔었다.


 식사 준비와 음료만 챙겨 보내주면  신나게 놀고 오던 아이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과 가던 소풍은 갈 수 없게 되었다.  


아이의 소풍날이면 김밥으로 아침 점심을 해결하며 별미를 즐길 수 있었지만  코로나로 친구들끼리 모여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소풍 대신 가족끼리 함께 떠나는 체험학습으로  대신해야만 했다.   


6.ZOOM으로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  입학하고 처음에는 전체 인원의 반을 나누어 등교를 했었다. 등교를 하면서도  아이들은 수업시간과 쉬는 시간 내내   투명 가름 막이 처져 있는 책상에 앉아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만 했다.


친구들과 만나면 서서 친구라 즐겁게 놀지도 못하던 아이들이었는데 1학년 막바지에는  날로 늘어나는 확진자 때문에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었다.


등교를 하지 않는 날이 늘어나면서 엄마는 또다시 문자를 받았는데   ZOOM으로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한다.


Zoom 이라 ?다행히 지난 1년간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사용해봤던 ZOOM이었기에 나는 별 어려움 없이 아이에게 사용법을 알려 줄 수 있었지만


만약 내가 일만 하던 사람이라 ZOOM을 사용해

본 경험이 없었다면 제대로 하는 건 맞는지 구분이 가지 않고 놓치는 부분도 많아 당황한 나머지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 실로 까마득했을 것이다.





이처럼 금방 사라질 줄 알았던 코로나는  

정신없는  엄마와 아이에게 참 많은 것을

해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코로나로 휩쓸고 간 정신없었던 1학년 아이는  2학년을 맞이하고 있고 뭐부터 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엄마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에 감사하며 살게 되었다.


혼란스워웠던 1년이었지만 마냥 정신만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모르기에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봐야 했고 비교할 수 있는 강의나 책들을 수도 없이 만났던 1년이었기에   


수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으며   자존감 있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나만의 기준이 없다면 중심 잡고 아이를 키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 전문가의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 그 도움이 인생전반을 책임질 수 없듯 엄마가 기준을 잡아야 아이를 아이답게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가 휩쓸고 간 초등학교 1학년은 애잔하면서도 마음 한편에 씁쓸함을 남겨주었다.

 코로나가 종식되어 예전과 같은 학교생활을 바라는 사람도 많지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 원래대로 돌아가 지는 못할 것이다.


1년 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덜 할밖에......


너무나 많은 것을 변하게 했기에  그저 바라본다.

앞으로 오는 새로운 2학년은 1학년보다  엄마와 딸 모두가 훨씬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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