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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Jun 15. 2021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 vs  일도 잘하는 사람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아니 사무실에서 앉아
일만 하던 사람이 그 일할 수 있겠어요?
그것보다 쿠팡맨 하는게 어때요?


얼마 전, 지인에게  전화해 새로 시작한 일을 알렸다.


 모두가 힘든 요즘,  나이를 떠나서 하던 일을 접어두고 새로운 일을 한다는 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내가 이 직업을 선택하기 쉬웠던 건 아니다.  아이를 보며 쉬는 동안 구직 자리를 알아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력서를 수도 없이 넣어는 보았지만 나를 필요하는 회사는 주로 출퇴근 시간이 한 시간 이상은 기본이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며 적응하기까지는 당분간 야근은 기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 이름을 내걸고 일해서 회사의 일원으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일도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또 하나의 명함이 있기에 선뜻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하나의 명함 :  한 아이의 엄마


명함이 많다는 것은 할 줄 아는 것이 많다는 이야기도 될 것이다.   때로는 명함으로 포기할 건 포기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나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찾았다.     하지만 해보지 않았기에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지 모르기에 무작정 덤벼가며 최적의 설루션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너만 할 수 있는 일이 뭐야?


22살 어린 나이에 회계업무를 하겠다고 들어간 회사에서  나이가 어리고 직원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주 업무는 뒷전이고 총무부터 회사의 자잘한 업무들 때문에 출근하면 퇴근시간까지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나를 보고 옆 부서 선배님이 하셨던 말이다.


일도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숙련해야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몰랐던 나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엄마가 해왔던 방식으로 우직하고 성실함 하나로 회사생활을 버텨오곤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이가 어렸을 땐  일만 열심히 해도 그럭저럭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나이에 따라 변화 해가는 세상이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세상은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일도 잘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즉, 현실에 지쳐해야 하는 일에 바빠  눈 앞에 현상에만 빠져 있었다 가는  영원히 우물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내가 집 근처에 살았으면
다른 일자리 소개해 줬을 텐데.


오래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온 세월이 있기에 몇몇 사람들 눈에는 내가 시작한 새로운 도전이 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불가능한 도전이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불가능한 도전이라  두려움에 휩싸여 멈춰서 있기에는  세상은 이미 생각지도 못한 것들로 변화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렸을 때 만해도 생수를 사 먹고 핸드폰 카카오톡으로 문자 대신 상대방하고 소통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물을 끓여 먹는 것보다 물을 사 먹는 것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문자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보다 카카오톡으로 소통하는 것이 편하고 수월하게 된 것인데 그 무엇도 처음부터 다 잘됐던 것은 없다.  생각지도 못했던 도전에서 새로운 빛을 창출해 낸 것이다.




하던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 최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나는 일만 열심히 했던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해왔던 일을 토대로 새로 시작한 일도 잘하는 사람이 되어 갈 것이다.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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