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전의기량 Jun 23. 2021

노후를 준비하며 즐기는 삶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나 시골 가서 살래


엄마가 뇌경색으로 아프기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뇌경색은 치매까지 오게 하고 말았는데 아파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엄마는 짜증이 많이 늘어갔다.


치매는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간다 했던가 아침에 눈뜨면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무엇인가 하고 움직였던 엄마는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답답하니 짜증만 늘어간 것이다.동생도 일을 하고 나도 아이를 키우며 먹고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기에  엄마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 노인학교를 가게 해서 시간을 보내게 하곤 하는데 한 번씩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생기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짜증을 낸다.


긴병에는 효자가 없다고 했다.

10시간 이상 일을 하며 함께 사는 동생도 아이를 키우며 동생의 손을 대신하는 나도 억지소리를 하며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는 것이 쉽지 않기에 병원이 어떤지 알아보고 싶었다.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요양병원에 가는 것도 현재 엄마 상태로는 어렵다는 소견이었다.  치매도 단계가 있는데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움직이는 지금 현재 엄마를 병원에 모신다면 엄마 심리상태에도 악영향을 주기에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었다. 여름이면 포장마차 겨울이면 호떡장사 붕어빵 장사에  식당일까지  쉼 없이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 달렸지만 지금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누구보다 엄마가 세상을  열심히 살아온 것을 알기에 이제 좀 편히 쉬면서 즐기며 노후를 보내게 해주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을 지켜보는 나도 안타깝고 속이 상한다. 엄마는 아픈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사 먹을 수도 없다.  


보험을 9개나 가입해서 내고 있었지만 엄마가 얻게 된  병을 마음 놓고 치유할 수 있는 보험을 제대로 알고 가입한 것이 아니었기에 혜택을 보지 못했다. 나도 그랬듯이 어린 나이에 유방암이 생길 것이라 아무도 몰랐다.  미래를 보고 준비하지 못했기에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나 회사로 복귀해야만 했다.엄마가 보험을 9개나 내고 있었지만 든든하게 혜택을 볼 수 없었던 건 엄마의 잘못도 아니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다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추어 준비하지 못했을 뿐이다.  눈만 뜨고 일어나면 변화되는 세상을 어떻게 준비할 수 있냐고 하지만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면 막상 내 앞에 일이 닥쳤을 때  대비하지 못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나에게 적용해서 무엇을 바꿀 수 있을지  찾아야 한다.  

그러나 하루하루 사느라 바쁘고  힘들었던 엄마를 보며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더욱이 마음이 저려온다.




몇 주 전,  전지적 참견 시점에 이영자가 자기 매니저와 함께 실버타운을 미리 탐색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방송되었다. 이영자도 50대가 넘었기 때문에  노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실버타운을 방문해 보는 듯했다.  결혼해 살면서  접해 보지 못했던 시설들,  예전과 실버타운의 이미지는 많이 달라졌다.  힘없는 어르신분들이 가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찾아 안착하는 터전처럼 갈수만 있다면 가고픈 곳이었다. 과연 저곳은 사용료가 어떻게 되는지?   방송을 보며 턱을 쭉 빼고  부러워하며  남편과 나는 한 달 사용료가 얼마인지 내기를 하기로 했는데  결국 남편이 내기에 이겼다.   


나는  만 65세가 되면 실버타운에 갈 수 있을까? 현재의 소득으로는 보증금과  월 사용료를 부담할 수가 없다. 가고는 싶지만 갈 수 없는 곳 그러나 사람의 잠재의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눈앞에 있는  현실에만 꽂혀 안된다는 부정적인 생각 말고  이제부터라도 이루고 싶은 노후생활을 그리며 차곡차곡 계획을 세워 실행해보자. 노후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 멈추지 말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오늘을 추억 삼아 그리는 날이  올 것이다.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지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암시와도 같다.
좌절하지 말고
지상으로 달려가 보자. 파이팅!!
작가의 이전글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 vs 일도 잘하는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