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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Jun 26. 2021

너 덕분에  vs 너 때문에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당신 때문이잖아.

남 탓이지!  지겹다 진짜.


결혼 후, 얼마 전부터 그랬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하면 남편과 싸우며 서로 상처되는 말만 하게 되었다. 상처 받은 남편도 횟수가 지나면 지날수록 화내는 날이 점점  늘어나게 되었는데  남편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하기보다  기분 안 좋은 것에 대해 내 말만 하기 바쁘니 서로 받은 상처의 깊이에  책임 전가만 하려 했다.   




모든 일은 아무 이유 없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나쁜 일도 좋은 일도  반전을 불러올 수 있는 데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던 나로서는 상황 해석을 하기보다 원망하기 바빴다.   좋지 않은 상황을 다르게 보려 하는 연습이 부족하다 보니  상황을 빠져나오려 하기보다  ~때문이라며 안 좋은 생각만 하기 시작했다.


이는 먹었지만 그 일이 왜 일어나야 했는지 생각해보는  생각 근육이 단단해지지 않았기에  시간을 두고 해결하기보다 도망치려 했었던 것이다. 중요한 건  도망가려고만 하면 자의든 타의든  온몸에서 티가 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할 말은 하되  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은 때로는 삼키고 티를 내지 않을 때도 있어야 했지만  그래야 하는 것을 몰랐기에  나는 있는 그대로 티를 냈었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나를 보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다는 건 나만의 감정에 사로 잡혀서 눈감고 귀 닫아 보이지 않았던 것인데  남들이 아무리 말을 해줘도 자신이 들을 준비가 되지 않거나 고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시간이 아무리 지난 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들을 건 듣고 버릴 건 버려도 되는데  들으려고 하지 않으니 서로가 서로에게 말만 하면 싸움으로 마무리되었다.


 나쁜 말은 나쁜 상황을 불러오고 긍정의 말은 좋은 일을 불러온다고  했다.  나의 두 번의 유방암 수술뿐 아니라 남편은 대상포진, 엄마의 폐암, 녹내장 수술  그리고 뇌경색에 치매까지 모든 안 좋은 일이 나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어쩌면 모든 일의 시작은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나로서 비롯된 거였는지도 모른다.

시작은 작은 말 한마디였지만 쌓이고 쌓이다 보니 의도치 못한 상황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미 일어난 일 자책하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 더 늦기 전에  바로잡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일어난 상황을  ~때문이라고 외면하려 말고 작은 말 한마디부터 바꾸어보자. 작지만 작은말 한마디의 시작이 인생을 불운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당신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고마워!

쉽지 않지만 시작한 작은 말 한마디로

앞으로 펼쳐질 빛나는 내 인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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