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역전의기량 Jun 25. 2021

엄마라는 직업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엄마는 국물요리를 잘하는 것 같아.

간장 떡볶이도 맛있고 닭볶음탕도 국물이

맛있어서 나중에 밥 비벼먹어도 좋고 말이야.


큰 돼지, 작은 돼지가 국물요리를 잘 먹으니 그렇지.


엄마는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며칠 전, 아이가 먹고 싶다던 떡볶이를 만들어

주니 아이가 묻는다.


어? 좋아하는 음식이 없는데.....


엄마는 왜 엄마가 음식을 만들면서 엄마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지 않고 왜 아빠랑  내가  좋아하는 음식만 만들어?


9살 아이가 두 눈이 동그래져서 나한테 이야기하는데 무언가 뒤통수를 맞은 듯했다.  내가 딱히 좋아하는 음식이 없었기도 했지만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아이 말대로 정작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없다는 것에 말이다.




무늬만 갖고 있었던 엄마라는 직업을 본격적으로 실행했던 것은 작년 1월부터였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았고 코로나가 시작되어 발이 묶이다 보니 집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식비를 줄이기 위해 요알못이었던 나는 집에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고  두 사람과 함께 먹으면 음식은 남지 않지만 나 혼자  먹으면 만들어 놓고 얼마 먹지 못해 버리는 음식도 많았기에  내가 먹는 음식보단 함께 먹는 음식을 만들었었다.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려다 보니 나보다 가족이 먼저였고  눈앞에 현실을 즉시하고 살았었기에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갈수록 나라는 사람을  잊고  내가 엄마를 바라보듯 따라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반면에  아이들이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내가 보고 자랄 때의 엄마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는 삶을 추구했다면 내 아이가 보는 엄마는 엄마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가족과 더불어 사는 삶을 원한다.


아이는 엄마도 자기 자신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사는 걸 원하는 것인데 자신만의 삶을 사랑하며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이란 어떤 것이 있을까?


1)  이제부터라도   가족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엄마만 좋아하는 음식도 만들어 먹어보자.
만들어 먹기 귀찮다면  하루쯤은  사 먹는 것도 좋다.

한 달을 열심히 살았던 자신을 위해 보상의 의미라 생각해도 좋다. 방해받지 않은 곳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며 선물 같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2) 재 충전의 시간 : 엄마도 사람이기에 모든 것을 잘할 수 없고 모든 것을 책임질 의무도 없다.   함께 사는 사람들을 위해 배려하는 것은 맞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견도 중요하기에 힘들면 잠시 내려두고 쉬어가자.    이때 중요한 건 쉼이 길어진다고  재촉할 필요는 없다.

쉬면서 달려야 가늘고 길게 꾸준히 갈 수 있다.



잊지 말자.  내 아이와 나를 지킨다는 건
결국 , 나 자신만 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웃어야 내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기본의 중요성(feat.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