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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전의기량 Jun 27. 2021

평생 직장 보다 평생 직업

고집불통 엄마의 어른 연습

평생 직장이란 있을까?


6년 전인가. 5년 동안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새로운 곳으로 이직한 적이 있었다.   그 회사는 미국이 본사요 한국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기 위해   스타트업 회사를 세우려고 했었던 것이다.  미국에는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듯했으나   한국은  인지도가 없으니  경력자들을 뽑아 새로이 만들어 나가려는 계획이었다.  이에  회계 재무 일을  기본부터 다양하게 쌓아왔던 내가  기회가 좋아 면접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면접 합격이라는 기쁨도 잠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란 쉽지만은 않았다.   

회사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장님과 중간다리에 있는 사람들과  더불어  회사를 세워간다는 것은 실로 나에는 대단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때로는 식은땀을 흘려가며 달려가 일을 하기도 했고  숨 가쁘게  시간을 다투며  해결해야 하는 일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채워져 가는  회사의 모습을 보며  뿌듯함도 아니 기쁠 수 없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다 기쁠 수만은 없었다.  그때 당시에는 한국에 새로 생긴 스타트업 회사들은 적어도 2~3년의 기간을 보고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가 한국에 와서 판매된다 하면  브랜드를 출시하고  브랜드가 성공의 기반에 오르기까지  꾸준히 알리고   기준을 가지고 판매하는 것이 관건인데 미국 회장님의 생각은 달랐다.  투자한 돈 대비 수익을 빨리 얻고 싶으셨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직원을 정리하고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선택했었던 것이다. 회사의 대표가  바뀌고  직원들의 정리해고 순으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회사를 다니고 싶다 한들 회사가 내린 결정을  번복할 수 없었고  갑자기 예고 없이 진행된 정리 해고는  그저 회사만 잘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일했던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만 했다.  


준비 없이 시작된 실직은  회사가 필요로 해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필요로 해서  일할 곳을 찾기 때문에 또 어마어마한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기왕이면 해봤던 일을 할 수 있는 회사를 찾지만 모든 회사가 내 입맛에 맞게 찾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회사를 찾아 면접을 보면서도 그 회사에 그대로 있었다면  지금 이런 에너지 소비가 필요 없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도 밀려온다.





지난 주말, 스치듯 지나가며 돌렸던 채널에서  잊고 있었던 기억을 생각나게 하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었다.

MBC  수요드라마 '미치치 않고서야'


회사는 매각을 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안고 있고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인사팀에서는 직원들에 대해 희망퇴직이나 부서이동을 진행한다.  회사의 뜻하지 못한 결정에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희망퇴직을 권고받은 직원도  오래 터전을 잡고 일한 부서를 뒤로 하고  다른 부서로 이동해야 하는  직원들 에게도 그 어떤 것이  정답은 없다.    버티느냐, 떠나느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데  아무 준비 없이 맞게 된 회사의 결정이기에  더욱이 직원들은 혼란할 수밖에 없다.    


회사를 떠나지 못하면 전혀 해보지 못한 부서로 이동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일을 배워야 하는 경우도 생길 텐데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과연 평생직장이라는 것이란 남아 있는 것인지 의문이 다시 들게 했다.   18년 전  일자리를  처음 구했을 때 만해도   일자리가 구해지면 한 곳에 오래 일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한 곳에 오래 일하면서 경력을 쌓으면 자연히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큰 오산이었다.    나이를 먹으며 경험이 쌓이듯 세상도 변해 가는데 가만히  머물러만 있으면  도태하는 것이지 아무것도 변화는 것은 없었다.


이 드라마 속에서도 보았듯 예전과 다르게  평생을 함께 하는  안정된 회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도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남겨 이익을 창출하여야 하기에  다각도로  준비하고 실행하기에 시대가 변하면서  회사만 다니는 것보다 1인 기업이 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형성해 나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무한경쟁시대,  평생 직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즐기며 할수 있는 평생 직업만이 100세인생을 기다릴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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