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얼마 되지 않아 남편과 집에서 대판 싸웠던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동료 직원 때문에 열이 받아서 씩씩 거리고 집에 왔었다. 열이 받으니 밥도 하기 싫고 매운 닭발에 소주가 당기던 날 표정이 이상하다고 왜 그러냐고 묻는 남편의 질문에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는데 맞장구쳐 주지는 않고 동료와 화해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당신이 그러고도 남편이냐!!
내 얘기를 들어주는 듯하다가 솔루션을 얘기하는 남편의 말에 열이 받아 쏘아 붙였다. 같은 편이 되어주지 않는 남편을 보고 화를 냈었지만 지나고 생각해 보면 남편이 나를 생각해 주려고 이야기한 것 같았지만 상한 마음에 조금도 위로가 되지는 않았었다.
그냥 들어주면 안 돼?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채,친구를 만났던 어느 날을 기억하게 한다. 집 근처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었는데 친구를 만나는 날이면 술 한잔 하며 그날의 피곤함을 달랜다. 친구는 한잔 술에 나를 만나지 못했던 날 동안 있었던 속상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난 친구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는 내 사례를 들어가며 해결 방법을 이야기한다. 한참 이야기하던 친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더 이상 대화를 진행하려 하지 않는다. 그 대화는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종료되고 다른 토픽으로 주제가 변경되는데 친구의 얼굴은 씁쓸한 표정이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우리는 인생에서 이런 비슷한 경험들을 많이 겪는다.
그날의 속상함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려 했던 나 ,
술 한잔에 그날의 고민들을 털어 버리려고 했던 친구 모두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이야기 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나는 해결사가 되어
해답을 찾아주려고 했다. 남편도 나에게 나도 친구에게 이야기하면서 해결방법을 같이 찾아 작은 도움이 되려는 마음에 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나도 내 친구도 일어난 문제에 대해 해결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 편이 되어 이야기를 해주기 바랐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남의 고통과 어려움을 대신할 수 없듯이, 위로도 남의 대신해줄 수 없다. 속상한 일이 생길 때문에다 자기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밖에 없다. 결국 인생의 모든 해법은 자신만이 열쇠를 들고 있기에 자기 안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타인은 그저 열쇠를 찾을 수 있도록도울뿐이다. 그럼, 수렁에 빠진 자신이 스스로수렁에서 나올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1. 인정해준다.: 충분히 그 상황에서 기분 나쁠 수 있었겠다. 라며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해 준다.
3. 들어준다. : 가르치듯 자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대방 다친 마음에 더 기분만 상하게 할 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유 불문하고 이야기하는 상대방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공감하며 들어주자.
4. 질문한다 : 자신의 속상함을 털어낸 후, 지금 어떤 마음이 드니? 질문함으로 자신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갖으며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고등학교 졸업 후 18년을 쉼 없이 일했던 지난날 , 답답하거나 일이 풀리지 않으면 한번씩 찾아갔던 곳이 있었다. 상담 받으러 가면 크게 하는 일이 없다. 상담 해주시는분은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들어주기만 하다 질문을 하는데 피 토하게 이야기하다 질문에 대한 답을 말하면서 스스로 방향을 잡는다.
자기감정 컨트롤은 자신만이 할 수 있을 뿐
누구도 남의 인생에 해결사는 될 수 없다.
성내고 기쁜 안 좋은 일로 마음 아파하는 이가 있다면 상대방의 이야기에 가르치듯 훈수하지 말고 그 사람이 스스로 해답을 찾을 때까지조용히들어주자.들어주기만 했을 뿐인데 이야기하는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