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건강 이상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욕할 때, 기저귀를 갈 때, 옷 갈아입을 때 평소에 모르고 지나쳤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소아 서혜부탈장입니다. 소아 서혜부탈장은 확진을 받으면 신속히 수술을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소아 탈장의 종류와 탈장이 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탈장
탈장(脫腸)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원인으로 뱃속 장기가 제 위치에서 빠져 나오는 증상입니다.
배 안쪽의 복벽을 구성하는 근육‧근막 등 조직이 구멍이 나면 배안의 장기가 이 틈을 통해 빠져 나옵니다. 탈장된 신체부위는 불룩 튀어나와 보이거나 장기가 손으로 만져질 수도 있습니다. 주로 서혜부(사타구니)와 배꼽에 많이 발생합니다.
※탈장의 종류
-서혜부(사타구니) 탈장 : 서혜 부위에 발생하며, 가장 흔한 탈장이다.
-배꼽 탈장 : 배꼽 부위에 나타나며, 임신‧출산 여성과 신생아에게 많다.
-절개 탈장 : 수술을 받은 절개 상처에서 발생한다.
-횡경막(가로막) 탈장 : 선천적으로 배와 가슴을 분리하는 근육인 횡경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주로 신생아에서 나타난다.
소아 탈장의 종류와 주요 증상
①서혜부 탈장
소아 서혜부 탈장은 전체 탈장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여아보다 남아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탈장 위치는 왼쪽보다 오른쪽이 더 많습니다.
남아의 고환은 출생 전까지 복부 속에 들어 있다가 출생을 전후로 아래로 빠져 내려와서 음낭 속에 위치합니다. 이때 고환이 내려오는 복벽 속의 통로를 ‘샅굴’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통해 고환으로 연결되는 혈관과 정관이 지나갑니다. 여아의 샅굴에는 남아와 달리 인대 조직만 들어 있습니다.
보통 출생 후 샅굴 입구가 저절로 막히는데, 열려 있으면 이곳으로 소장‧대장‧난소‧대망 등이 빠져 내려오며 탈장을 일으킵니다.
※ 남아 서혜부 탈장 특징
경우에 따라 음낭에 물이 차는 음낭수종,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복강 내에 남아 있는 잠복고환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사타구니 부위가 불룩 튀어나와 보인다.
-한쪽으로만 나타날 수도 있고 양쪽에 모두 발생하기도 한다.
-탈장이 음낭까지 내려오면 한쪽 음낭이 커 보일 수도 있다.
-손으로 만져보면 튀어나온 장기가 말랑말랑하게 만져진다.
-아이가 울거나 웃을 때, 변을 보는 등 배에 힘을 주면 더 뚜렷하고 단단하게 만져진다.
-손으로 만졌을 때 특별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낭쪽으로 탈장이 되면 음낭수종(음낭에 물이 차는 질환)과 구별이 필요하다. 초음파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 여아 서혜부 탈장 특징
샅굴이 닫히지 않아 발생하는 것과 함께 자궁의 위치를 고정하는 힘줄의 하나인 원인대가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원인대는 골반 뼈에 고정되는데, 원인대가 내려오는 길의 복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고 열려 있으면 탈장을 일으키는 통로가 됩니다.
-생후 3개월 미만 신생아에서 나타나는 비율이 높다.
-주로 난소나 나팔관이 탈장 구멍으로 빠져 나온다.
-난소가 탈출된 탈장 증상은 일반 탈장과 비슷하지만 돌출된 부위를 만졌을 때 구슬처럼 동글동글한 느낌이 있다.
-여아 서혜부 탈장은 보호자가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②배꼽탈장(제대탈장)
배꼽 주변 복벽 조직이 완전하게 닫히지 않아서 힘을 주거나 우는 동안 탈장되는 것을 말합니다. 저체중아, 다운증후군 및 갑상선 기능저하증이 있는 아동에게 발생률이 높지만 건강한 소아에서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탈장 크기는 1~3cm입니다. 보통 1년 내에 저절로 사라집니다. 하지만 5세 이상까지 지속되거나 탈장으로 인한 감돈‧괴사가 생기면 수술이 필요합니다.
③복벽 탈장
배꼽 아래 근육막이 아니라 다른 위치의 근육막이 덜 아물어 복압(배의 압력)이 올라가면 이 부위로 장이 탈출되고 통증이 발생합니다. 배꼽탈장처럼 5살 까지 기다려 보면 대부분 자연완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복벽 부위가 너무 크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④선천성 횡경막 탈장
발생 빈도는 적지만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치명적인 탈장입니다. 사망률이 50~80%에 이릅니다. 선천적으로 배와 가슴을 분리하는 근육인 횡경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발생합니다. 문제가 있는 횡경막 부위로 복부 장기가 흉곽 내로 빠져나오고 폐의 발육부전이 발생해서 생명을 위협합니다. 발견 즉시 수술해야 합니다.
※탈장 방치하면 나타나는 심각한 부작용
탈장을 그대로 두면 뱃속 장기가 구멍에 끼어서 꼬이고, 졸리면서 혈액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에는 장기가 썩는 교액성 탈장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이 같은 문제를 감돈(嵌頓)이라고도 부릅니다. 증상이 심하면 탈장된 장기를 절제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탈장 부위가 계속해서 불룩하게 나와 있으면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소아 탈장의 진단과 관리
소아탈장은 초음파를 이용해 확진합니다. 탈장 구멍을 통해 장이 튀어 나와 있으면 발견이 쉽습니다. 하지만 탈장 구멍만 있는 경우에는 발견이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소아탈장은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최대한 빨리 수술 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술방법은 아랫배를 1~2cm 절개하는 방법과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 카메라로를 이용해서 진행하는 복강경 수술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