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깨진 ’수면 리듬‘ 바로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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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밤의 폭염 ’열대야(熱帶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달 가까이 지속한 용광로 같은 고온 현상의 영향은 낮 시간대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 밤의 ’열대야(熱帶夜)‘를 불러서 ‘밤잠을 설친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열대야 탓에 ‘수면 리듬’이 깨져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기간이 길어지면, 낮에 삶의 질이 떨어지고 ‘불면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밤잠을 방해하던 수면 질환인 ‘하지불안증후군’이 더 심해지거나, 새벽 올림픽 응원까지 더해지면 수면 리듬이 더 헝클어져서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 새벽에도 최저 기온 25℃ 이상
열대야는 여름철 폭염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전적으로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실외 최저 기온이 섭씨 25℃ 이상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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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가 깨우는 밤잠
‘체온 & 스트레스’ 올려 수면 리듬 깨져
무더위가 밤에도 이어지는 열대야는 신체가 잠들 준비를 하는 것을 방해해서 숙면을 막습니다. 특히 우리 몸은 밤에 몸속 심부 체온이 약 1℃ 낮아져야 수면호르몬인 멜리토닌이 잘 분비돼서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밤에도 기온이 25℃ 이상으로 높은 열대야 환경 때문에 체온이 떨어지지 않고 상승하며, 애써 잠들려고 노력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결국 잠을 깨우는 각성 효과도 있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돼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 열대야, 숙면 방해하는 과정 & 이유
1단계 : 체온이 높아져서 잠들기 힘들어진다
2단계 : 잠들려고 애쓰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된다
3단계 :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잠을 깨우는 각성 효과가 있다
4단계 : 뇌의 시상하부와 중추신경이 자극을 받아서 흥분한다
5단계 : 뇌가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고, 멜라토닌 분비도 감소한다
6단계 : 신체 균형이 깨져서 숙면을 못 취하고, 불면증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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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로 ‘수면의 질’ 떨어지면 겪는 증상
열대야가 이어지면 수면의 질이 크게 낮아집니다. 여름철 수면 부족 현상이 길어지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 몸이 정신적‧신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숙면의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낮 시간에 주간 졸림과 피로가 증가해서 무기력해지고, 어린이는 짜증과 투정이 증가합니니다. 아울러 평소 수면 시간보다 약 1시간 덜자면 뇌 기능이 약 30% 떨어져서 학업 및 업무 집중력도 떨어집니다.
* 수면의 질 낮아지면 찾아와요
-아침 두통
-주간 졸림
-낮 피로
-무기력증
-집중력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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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ck!] 평소 불면증 모르고 살았는데?
열대야가 단초 제공할 수 있어요
열대야의 영향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기간이 몇 주 이상 지속하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면증은 잠들기 힘든 증상은 물론 자다가 자주 깨거나, 예정된 기상 시간보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는 증상까지 모두 포함합니다. 특히 이 같은 불면증 의심 증상이 3주 이상 이어지면 만성 불면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서 관리가 중요합니다.
※ 여름철 이런 증상 있으면 ‘열대야 불면증’ 의심
-밤에 15~20분 내에 잠들지 못한다
-잠들기 힘든 기간이 3주 이상 됐다
-잠잘 시간이 다가오면 불안해 진다
-금방 잠들지만, 새벽에 자주 깬다
-예정된 기상 시간보다 일찍 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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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불면증의 만성화에 기름 부어요
’하지불안증후군 & 올림픽 새벽 응원‘
Ⅰ. 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 다리에 불편한 감각이 느껴져서 숙면을 방해하는 수면 질환입니다. 의심 증상은 다리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 다리가 쑤시거나 따끔거리는 느낌 등입니다.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은 낮에는 없다가 밤에 찾아오는데,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심해져서 수면을 방해합니다.
특히 최근 끝난 약 한 달간의 장마철에 햇볕을 쬐는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기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서 열대야 불면증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 다양한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및 악화 요인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부족
-도파민 부족은 다리 혈관 수축 및 혈액순환 방해
-도파민을 만드는데 필요한 철분 부족
-일부 콧물 감기약 등 항히스타민제, 소화제 등 약물 영향
-약물 복용 후 도파민 생성 줄고, 장에서 철분 흡수 방해
-햇볕을 쬐는 일조량 부족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
-가족력, 당뇨병, 비타민 부족, 추운 환경 등
Ⅱ. 올림픽 새벽 응원
몇 주 동안 열리는 파리 올림픽을 응원하려면 시차가 발생합니다. 대부분 경기가 이른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열띤 응원으로 올라간 체온과 잔뜩 흥분한 신체는 자려고 누워도 1시간 이상 잠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증상이 지속하면 열대야 불면증에도 영향을 줍니다. 새벽 응원은 숙면 자체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수면 시간도 줄인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 열띤 새벽 응원 후 잠 못드는 이유
-응원으로 신체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수축한다
-혈압과 함께 체온이 상승한다
-잠들 수 있게 진정될 때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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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열대야 물리치고 꿀잠 자려면 실내 기온 완전히 낮추고 찬물로 샤워한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밤에 숙면을 취하기 위해 에어컨과 선풍기를 계속 이용해서 밤새 실내 기온을 낮게 유지하는 게 좋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내 기온이 너무 낮으면 차가운 공기와 건조함이 신체 균형을 무너뜨려서 열대야처럼 똑같이 잠을 방해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신체는 추위를 계속 느끼면 체온을 올리기 위해 근육 운동을 시작합니다. 이 영향으로 잠들기 힘들어지고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설사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잠들면 체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냉방 장치는 1~2시간 뒤 꺼지게 예약해야 합니다.
같은 이유로 잠들기 전에 찬물로 샤워하는 것도 수면에 방해가 됩니다. 찬물 샤워를 하면 당장은 시원하지만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했다 팽창하면서 체온을 올립니다. 때문에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서 몸 속의 심부 온도를 낮춰야 숙면에 도움이 됩니다.
※ 열대야에 숙면 취하고 불면증 예방하는 ’수면위생‘
-실내 온도는 25∼26℃, 습도는 50%가 좋다
-찬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서 몸 속 체온을 낮춘다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와 과도한 운동을 자제한다
-오후 4시 이후에는 카페인이 많은 음식과 음료 섭취를 피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알코올을 자제한다
-침실에서 스마트폰‧TV 등 블루라이트 발산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늦게 잠들어도 일어나는 시간은 꼭 일정하게 유지한다
-아침과 오전에 햇볕을 약 1시간 정도 충분히 쬔다
-새벽에 응원을 한다면 일찍 귀가해서 경기 전까지 잔다
-응원을 위해 TV를 시청할 땐 주위를 어둡게 한다
-TV 시청 후 바로 잠이 오지 않으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다
-약 40℃의 물에 10~20분 정도 족욕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낮에 피곤하면 오후 2시 전에 30분간 낮잠으로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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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대야 불면증 만성화 막는 TIP!
열대야는 물론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잠들기 어려운 증상이 3주 이상 지속하면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불면증이 3주 이상 지속하는 만성 불면증이 의심되면 수면제나 수면유도제에 의존하지 말고, 수면에 대한 종합검사인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서 여기 맞게 치료‧관리해야 합니다.
불면증 치료는 우선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울러 불면증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서 빛 치료,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며 필요한 경우 단기간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열대야 불면증 악화에 영향을 주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제제, 철분제 등을 보충하면 개선됩니다.
취재 도움 : 서울수면센터-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